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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들

음식의 역사(3):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by 컴속의 나 2009. 1. 18.

1. 인간은 어떻게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게 되었을까?
2. 사람들이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3. 음식은 인구 증가와 도시팽창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4. 새로운 쟁기가 어떻게 십자군 원정의 불꽃을 일으켰을까?

5. 인도인들은 왜 암소를 신성시할까?

6. 채소와 과일을 거의 먹지 않는 유목민들에게 왜 비타민 결핍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7. 센 불 위에서 프라이팬을 흔들면서 재빨리 볶아내는 중국식 요리법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8. 향신료를 찾아 탐험을 떠난 유럽인들이 어떻게 아메리카 주민들의 삶과 문명을 파괴했을까?

9. 통조림도 냉장고도 없던 시절, 몇 달씩 배위에서 생활하는 선원들은 어떤 음식을 먹었을까?

10. 남아메리카에서 전해진 칠면조가 왜 ‘터키 닭’ 이라는 영어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11. 20세기초 영국의 징병검사에서 41%의 청년들이 병역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12. 식품판매업자들의 사기행위와 불량식품에 정부와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응해 왔을까?
13. 외국에서 들여온 값싼 농산물이 과연 자국의 식량 상황과 경제에 이익이 되는 것일까?

14. 식량 생산과 환경 파괴, 과식으로 인한 질병과 굶주림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사람들이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요리법의 발달은 인간의 건강을 비롯한 생존방식의 전반적인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왔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특히 인간이 날 것으로 먹을 수밖에 없었던 질긴 고기는 인간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수명을 단축시켰을 것이다. 이와 위의 손상, 또는 신경과 조직의 손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생존을 위해 먹은 음식이 사실상 생존을 단축시키는 아이러니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날것을 먹어야 했던 우리의 선조들이 불을 발견하고 우연하게 익힌 고기를 접하게 되면서 요리를 할 수 있게 된 역사적 사실은 실제 어떠한 역사적인 발견보다도 우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리법의 개발은 기원전 500,000년경과 네안네르탈인이 선사시대의 무대에 모습을 나타낸 어느 시기에”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선사시대에 요리법에 관한 정보는 거의 찾을 수 없다 불을 사용해 음식을 익혀 먹기 시작해 토기를 발명하기 까기 수 만년 동안 요리의 변화상은 단순히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부언하는 말 같지만 『음식의 역사』의 내용을 따라 추측의 흐름을 살펴보고자 한다.

불의 발견은 곧 굽는다는 행위와 직결된다. 즉 구이가 인간들에겐 최초의 요리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구이는 고온으로 인해 그 양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타다 남은 불에서 구운 고기가 손실이 적다는 것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리고 “타다 남은 불에서 단단한 뿌리식물을 요리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 다음의 변화에 대해서는 고고학자들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요리법은 고고학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기에 확인해 볼 수도 없는 일이다.

기원전 6000년경에 토기가 발명되었는데, 그 발명의 영감은 흙투성이 돼지새끼를 진흙덩이 위에 놓고 구웠을 때 깨끗한 상태로 구웠을 때 보다 수분이 더 많이 남고 맛있다는 것을 알고부터였을 것이다. 토기와 관련하여, 체코슬로바키아의 돌니 베스토니체(Dolni Vestonice)에서 기원전 2500년으로 추정되는 화덕이 발견되었는데, 그 안에는 2천여개의 불에 구운 점토덩어리들이 들어 있었다. “이 점토들은 동물의 머리, 몸통, 발 등의 형상을 한 작은 모형들이었다.“(p.50) 우크라이나에서도 화덕이 작은 구덩이 같은 형태로 존재했으리라 추측된다. 이 작은 구덩이들에는 ‘예열된 뜨거운 숯이나 조약돌‘ 로 채워져 음식을 익히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런 구덩이 요리법은 선사시대의 부족이 광활한 지역을 거쳐 이동할 때 소란스러운 모닥불로 요리하는 방법을 피하고 불꽃을 숨기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불을 피우는 방법을 개발 했을 것 같다.

굽는 것과는 달리 끊이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더욱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불이나 굽는 방법은 우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으나 뜨거운 물은 자연적인 현상으로는 접하기 어려우며 특히 불과 물에 견딜 수 있는 용기의 발명은 우연에 기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요리법은 증거가 발견된 기원전 5000년경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전에 삶은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도처에 있다. 거북의 창자를 잘게 다져 만든 아마존의 요리인 사라파텔은 거북의 오목한 등껍질을 그릇처럼 이용하여 끓여졌다. 아시아에서는 대나무를 사용하였는데 인도네시아는 아직도 이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기원전 7000년경 중앙아메리카의 테우아칸 계곡에서 돌그릇과 돌냄비가 발견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토기와 청동기 이전에 널리 사용된 것은 동물의 위였다. 유목민인 스키타이족은 기원전 5세기에 위 속에서 음식을 요리했다고 한다. “기원전 13000년경에는 가죽 가공기술이 대단히 진보하여 가죽이 예전의 여러 가지 용기를 대처하게 되었다고 한다.”(p.53)

곡물요리의 경우는 단순히 불에 굽는 사냥한 동물의 원시적인 요리와는 달리 까다로운 곡물 처리로 인해 동물에 비해 좀 더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이 필요했다. 그 이유는 야생곡식 자체가 실제로 인간이 먹는 배를 배유라는 전불질 속에 들어있고, 이것을 다시 얇고 거친 까끄라기가 감싸고 있고 다시 전체적으로 왕겨로 싸여있었기 때문이다. 야생 곡식은 그 왕겨를 제거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인간은 이삭을 구워주면 왕겨를 제거하기가 쉬워진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고대 시리아의 무레이바트(Mureybat)에서 구덩이에 가열한 돌을 깔아놓고 이삭들을 탈곡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탈곡도 까끄라기나 왕겨가 잘 없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탈곡법이 발명되었는데 이집트의 콤 옴보(Kom Ombo), 나일강 상류의 사하바(Sahaba) 퇴적평원, 요르단 계곡의 말라하, 이라크의 자위 케미 샤니다르(Zawi Chemi Shanidar)에서 발견된 절구와 비벼대는 돌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곡식을 두 개의 돌 사이에 두고 비벼대는 방법이 그것이었다.

밀과 보리를 탈곡한다고 하더라도 날곡식과 인간의 소화기관은 잘 맞지 않아 곡식을 요리하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했을 것이다. 동물요리와는 달리 작은 낱알들로 이루어진 곡물의 요리는 용기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곡물을 불 위에 직접 굽기가 어려웠고, “뜨거운 바닥돌은 종자의 양이 한두 줌 보다 많으면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 문제를 무시해도 좋을 곡식 요리법이 한 가지 있었다.“(p.60). 이것은 실수(?)에 의한 발견으로 탈곡을 위해 가열한 돌바닥에서 왕겨가 떨어져 나가는 정도가 아니라 과열로 인해 밀이 구워졌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발견되어 돌바닥에서 탈곡이 되면서 구워진 밀은 소화하기에도 좋고 그 자체가 요리가 되었고 맛이 좋았지만 너무 건조해서 먹기에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다.

이것의 해결방법으로 발명된 요리법이 탈곡하고 구워진 밀에 물을 붓고 그 혼합물을 주물러 반죽으로 만든 것이었다. 이렇게 반죽한 곡물반죽 덩어리는 그야말로 곡물 요리의 혁명적인 발명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것은 그 맛에 있어서는 고대 식사의 기본적 품목이었던 곡물 반죽인 그리스의 마자(maza)나 로마의 풀스(puls)와 거의 비슷한 것이었으며, 질감에 있어서는 오늘날에도 티베트에서 즐겨먹는 트삼파(tsampa)와 비슷했을 것이다.”(p.61)

곡물 반죽의 발명 또는 발견은 음식의 역사에서 곡물을 인간이 가공한 효율적인 요리법으로 오늘날까지 이용되고 있다. 이렇게 발명된 선사시대의 밀가루 반죽은 기원전6,000 진정한 토기의 발명으로 그 보존과 응용이 가능해졌을 것이다.

“마침내 토기가 사용되기 시작하자 요리사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방열, 방수용기들이 원활하게 공급되어 용기들이 쉽게 깨어지더라도 손쉽게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그에 따라 곡식에 다량의 물을 넣고 끓이기, 소량의 물을 가하여 부글부글 삶기, 고기와 곡식으로 스튜 만들기, 납작한 빵을 더욱 맛있게 굽기 등등 여러 가지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고 이전의 음식들을 개선하는 일들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토기가 깨지지 않는 금속용기로 대체되면서 현대적인 요리가 발달하기 시작했다.”(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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