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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53

[공트]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2)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2) 자넨 오늘자 모 월간지에 ‘신문, 더 높아진 신뢰지수’ 라는 기사를 읽어 보았나. 바로 여기 이 책일세. 한 번 읽어 보게나. 신문의 날을 맞아 신문 독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가지고 신문의 신뢰 지수가 높아졌다고 대서특필을 하고 있네. 이제야 알 것 같군, 자네도 짐작이 가지 않나? 내가 이토록 지금의 종교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바로 이 빌어먹을 신뢰지수란 것 때문이었네. 맞아, 바로 이 높아진 신뢰 지수 때문일세. 신문에 대한 신뢰지수가 너무 높아진 결과 때문이란 말일세. 신뢰 지수가 높아져 나에 대한 평가가 계속 왜곡되어 왔던 것이네. 내가 신문에 쏟아 부은 돈이 얼마인데. 자네도 알지, 중앙지, 일간지 통 털어 전면, 반면 광고로 .. 2008. 4. 9.
[꽁트] 어떤 일출 어떤 일출 실업자가 된 요즈음 나는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하고 있다. 아내가 집을 비우는 낮 동안 나는 대충 집안일을 정리하고 잠에 빠져들기가 일쑤이다. 아내와 시간이 겹치는 서너 시간을 제외하고 대체로 밤 12시 이후는 잠들지 못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 급기야는 밤낮이 뒤바뀐 생활에 익숙해진 것이다. 밤 시간 동안 나는 혼자 술을 즐겨 마신다. 아무 할 일 없이 빈둥거리며 술이나 마셔대는 나 자신이 한심스럽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직장을 잃고 난 후 한 동안 실의에 빠지긴 했으나 다시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자 했고 아내도 내게 힘을 보태주었다. 하지만 의욕과는 달리 시간만 흘렀고 새로운 일은 계획의 단계에서 포기하기가 태반이었다. 아내도 더 이상 참아 주지 않았다. 아내가 직.. 2008. 4. 8.
[꽁트] 이혼 날의 연가 이혼 날의 연가 정 만찬과 한 마리. 그들은 이혼 도장을 찍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서로 남남이 되기 위해 함께 마지막 외출을 한 것이다. 그들의 외출은 거의 10년 만이었다. 만찬 씨의 직업이 밤낮이 뒤바뀐 밤무대의 가수이고 마리 씨가 낮에 봉제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리고 있으니 둘이 함께 하는 외출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에겐 자식이 없었으니 더더욱 의기투합되기가 어려웠다. 이혼 도장을 찍는 날이 10년만의 외출이 되어버렸으니 남남이 되려는 순간이었지만 서로의 감회가 남달랐다. 만찬 씨는 만찬 씨 대로 약간의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며 마리 씨는 마리 씨 대로 밤낮이 뒤바뀐 남편에게 동정이 갔던 것이다. 사실 그들의 이혼이 아주 사소한 일에서 터져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왔지만 서로의 자존심이 서로에게.. 2008. 4. 6.
[꽁트] 몰래 카메라 대소동 몰래 카메라 대소동 사장 반편일. 검은 바탕 위에 무지개 조개 빛이 도는 은색 이름이 새겨진 명패가 큰 마호가니 책상 전면에 반듯하게 놓여있고 그 명패 앞에 앉아 무언가를 열심히 적으며 앉아있다. 반 사장은 요즘 들어 참 바쁘다. 하루를 일속에 묻혀서 산다. 자연히 귀가도 늦어져 예전의 취침시간이 귀가 시간이 되어버렸다. 반 사장이 이렇게 바빠진 것은 몰래 카메라 덕이다. 반 사장의 사업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몰래카메라 제거업이다. 탐지기를 이용해 몰래 카메라를 제거하거나 탐지기를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세상에 못 믿고 믿는 사람들이 뭐 그리도 많은지 구석구석 설치된 몰래 카메라 덕에 반 사장은 한 몫을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반 사장이 불신의 세상을 타박하면서도 동시에 그런 세상 덕에 .. 2008.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