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Labyrinth)속의 미노토(Minotaur, 미노타우로스)와 야만적 정치인들
미노토는 포세이돈(Poseidon)이 크레타(Crete) 섬의 왕 미노스(Minos)왕에게 내린 보복의 산물이었다. 포세이돈은 소 한 마리(a Bull)를 자신을 위한 제물로 바치도록 미노스 왕에게 하사했으나 미노스왕은 그 소를 보호했다. 이에 분노한 포세이돈은 미노스의 아내인 파시파에(Phasipae)가 그 소와 사랑에 빠지게 하는데 그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바로 반인반우(半人半牛)인 미노토였다. 미노스왕은 이 해괴한 존재를 다에달로스(Daedalus)가 설계한 미로(labyrinth)에 가두어 두었다.
이 당시 크레타는 그리스를 지배하는 강력한 나라였는데 미노스의 아들 안드로게오스(Androgeos)가 그리스를 방문했다가 죽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에 미노스는 그리스로 쳐들어가 공물로 9년마다 각각 7명의 남녀를 보내게 하여 미로속 미노토의 먹이가 되게 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미노토를 죽이고 미로를 빠져나오는 테세우스(Theseus)라는 출중한 영웅과 미노스의 딸 아리아드네(Ariadne)도 관련되어 있지만 산만함을 피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언급을 피하기로 한다.
미로속의 반인반우 미노토는 무엇을 상징하는 것일까? 반쯤 개화된 크레타의 문명이었을 것이고 여전히 주술적인 제의(祭儀)에 인간의 운명을 의존하고 있었을 것이다. 즉 자연과 분화되지 않은 인간의 자의식(自意識)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겠다. 자연에 대해 인간의 의지나 해석이 조금씩 개입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자연에 대한 경외감은 바로 종교와 다름없었던 것이다. 미노토에게 인간을 바친다는 것은 야만적인 신정(神政)에 다름 아니며 이것은 그리스 본토에서 건너간 테세우스에 의해 중단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판은 어떠한가? 미노스가 지배하던 크레타의 정치 수준보다 개화되어 있는가? 우리의 정치판이란 미로속에는 미노토가 불을 내뿜으며 인간들을 잡아먹고 있지는 않는가? 종복(從僕)으로 자처하는 정치인들이 미노토와 같은 반인반수의 괴물이 되어 인간들을 제물로 삼아 배를 채우고 있지는 않는가? 최근의 여러 사건들은 이러한 제물을 집어삼키는 미노토를 상기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서 그 시사하는 바가 심장하다.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반수의 마각을 드러내고 온갖 제물을 삼키고 있는 것이다.
미로속에 갖힌 미노토와는 달리 스스로 미로에 자신들을 폐쇄시켜 놓고 온갖 부정과 부패를 자행(自行)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改革)의 대상이면서 개혁을 떠드는 저 반인반수의 괴물들은 정말이지 미노토를 닮아있다. 아니 차라리 미노토가 더욱 순박하고 동정이 간다. 미로속의 괴물을 칼로 베어줄 테세우스가 나타나주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Minotaur: 일반적으로 미노타우로스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글에서는 발음대로 미노토로 표기했다.
*이미지출처:http://www.utexas.edu/courses/larrymyth/18Theseu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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