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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와 여성편력

by 컴속의 나 2008. 6. 14.


 

권력자와 여성편력


올림프스(Olympus)는 신들의 거처였다. 신들만이 지극한 복락을 누리며 영원성을 확보하고 암브로시아(ambrosia)와 넥타(nectar)를 즐기며 생활했다. 물론 기독교의 유일신과는 달리 그리스/로마의 신들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변덕스러웠다. 따라서 올림프스가 언제나 조용하지 만은 않았다.


제우스는 올림프스를 내팽개치고 땅위에서 연애를 즐겼고 헤라(Hera)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제우스에게 바가지를 긁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우스는 언제나 원칙에 충실하고자 했으며 헤라는 지적이면서 미모를 갖춘 여신이었다. 제우스의 원칙에의 충실은 다른 신들에게 단호함을 의미했다. 기간테스(Gigantes)와 타이탄족(Titans)족의 저항 이후로 그에 대한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는 것은 제우스의 이러한 단호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올림프스는 세계지배의 중심이며 제우스는 그 세계지배의 중심에 있었다. (1.그리스 신들의 가계도 )


지금 백악관(White House)은 부시의 거처이다. 부시(bush)는 관목이란 뜻으로, 부시맨들의 고향인 남아프리카의 트라켄스버그 산맥(2.트라켄스버스 이미지와 글) 이 주로 관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부시맨이란 이름이 유래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백악관 정원에도 관목이 많다. (3.백악관 관목이미지) 부시를 부시맨이라 불러도 그다지 틀린 표현은 아니지 싶다.


부시 이전에는 클린턴(Clinton)이란 바람둥이 대통령이 거처했다. 클린턴은 부시와는 다르게 외모상으로는 스마트하고 이름상으로는 깨끗한(clean)이미지를 풍긴다. 그런 클린턴이 제우스처럼 속세로 내려와 힐러리 몰래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라 아예 백악관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것이다. 세계를 떡 주무르듯이 하는 클린턴은 요정이나 어여쁜 공주 같지도 않는 르윈스키라는 여성과 백악관의 집무실이란 부적절한 장소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니 정말 세계를 떡 주무르듯이 하는 그 이상의 대담한 짓이었다.


그런 클린턴이 또 다시 영화배우 지나 거손과  섹스 스캔들로 화제가 되고 있다. 힐러리의 경선 패배에 때 맞춰 터뜨린 <베니티 페어> 잡지의 무책임하고 비열한 기사(매일 경제 6월 5일자 보도)인지는 아직 확인할 수는 없지만 힐러리에게는 설상가상의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 경선 패배로 가슴이 찢어질 판인데 남편이라는 작자는 섹스 스캔들이나 일으키고 있으니 말이다. 딸인 첼시 역시 힐러리의 경선 중에 클린턴의 과거 있었던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 에 대한 껄끄러운 질문들을 수차례 받았다고 한다. 힐러리나 첼시에게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은 현재에 되살아난 괴물이 된 것이다.


모니카 르윈스키던 지나거손이던 고급 창녀들이던 그런 섹스 스캔들이 발생하는 그 때, 그 시각 힐러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헤라처럼 그녀는 민첩하지 못했다. 신화에서의 제우스는 여자들을 만날 때 언제나 자신을 변장했다. 인간이 맨눈으로 제우스를 보게 되면 타죽기 때문이었다. 제우스의 여성편력에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많고 은밀함은 거의가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1998년 르윈스키와의 추문 사건을 담당한 스타(Starr) 특별검사의 보고서에서 낭만을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그의 아내 힐러리(Hillary)는 불같은 헤라와는 달리 품위를 잘 유지했고 침착했다. 물론 힐러리의 대권욕에 기인했겠지만 아마도 그리이스와 미국의 문화적 차이인 듯 하다. 하지만 사생활의 영역에서 클린턴이 힐러리에게 얼마나 쥐어 뜯겼는지는 아무도 확인할 수는 없다.


권력과 미인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특히 타락한 독재 권력인 경우 권력 주위에는 여자들이 우글거린다. 권력이 여자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 여자들 또한 돈과 더불어 권력을 필요로 한다. 남자, 여자 구분 없이 모든 인간들의 속성일 것이다. 이렇듯 권력이 미인들을 차지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속성일 것이다. 지배의 대상에는 예외가 없는 것이다.


제우스의 여성편력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권력의 속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대장장이인 헤파에스투스(Hephaestus)의 아내였던 아프로디테(Aphrodite)가 군신(軍神)인 아레스(Ares)에게 넘어간 것은 권력과 미인의 불가분의 관계를 반영하는 것이다.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아름다운 여신인 아프로디테가 아레스에게 넘어간 것은 권력의 속성에 대한 일종의 비유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도 과거 요정정치 (4.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 둘러보기: http://blog.naver.com/zizibaek/70011789912)  란 요상한 용어가 존재했다. 이러한 요정정치도 바로 이런 선상에서 이해가 가능하다 하겠다. 하지만 최상의 민주주의라고 자찬(自讚)하는 미국의 권력 중심부인 백악관에서 제우스적 발상을 실천한 클린턴은 시대를 잘못 읽은 것은 아닌지.


권력은 더 이상 순수한 용어가 아니다. 온갖 불순물이 녹아 들어간 용광로와 같다. 그러한 권력을 잡은 사람은 결코 순수할 수 없다. 권력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우스가 그랬듯이 빌(클린턴의 애칭)이 그랬듯이 더 이상 권력이 타락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1.그리스 신들의 가계도 http://en.wikipedia.org/wiki/Family_tree_of_the_Greek_gods

2.트라켄스버스와 관련한 자료: http://blog.empas.com/dwlee0426/28551803

3.백악관 관목이미지: http://ko.wikipedia.org/wiki/%EB%B0%B1%EC%95%85%EA%B4%80

4.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삼청각 둘러보기: http://blog.naver.com/zizibaek/70011789912

  참고:1950년대 요정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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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10&newsid=20080201160215099&cp=il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