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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흔적들

술은 아름답다.

by 컴속의 나 2008. 11. 3.

모든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인식하는 바다. 모든 인간이 추잡스런 것은 아니다. 이 또한 상식적으로 인식하는 바다. 세상은 아름답다거나 추잡스럽다. 이 또한, 또한 상식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술을 마시고서, 취하고서 인간을 비난하는 인간들, 세상을 추잡하다고 하는 인간들은 상식적인 인식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술은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인간을 아름답게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세상은 욕이 필요하다. 세상은 delagatory words  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fuck you 가 필요하다. 그런데 또한 증오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세상이다. 세상을 욕하면서도, 세상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이라면!

소통을 거부하는 인간들을 나는 조소한다.  술을 마시고 소통이 불가능한 인간을 나는 증오한다. 술은 소통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통을 거부한다면 술을 마실 하등의 이유가 없다. 술을 마시고 소통을 거부하다면 그는 인간이 아닐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100%이다. 소통을 거부한다면, 순수한 마음을 되찾으려 하지 않은다면, 술은 마시면 안된다. 술은 그런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세상을 사랑한다. 어떻게 세상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미워도 증오스러워도, 원망스러워도 세상은 내가 몸담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 공간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를 나이게 하는 것은 세상이고, 그래서 나는 세상을 증오할 수가 없다.

술을 마시고 세상에 욕을 퍼부어라! 미친듯이 외쳐라! 세상은 살 가치가 없다고! 하지만 나는 안다. 그나마 그렇게 외치는 인간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술은 그렇다. 밖을 시끌벅적하게 한다. 그러나 속을 , 속을 아프게 하는 것을 진실로, 진실로 소통을 바라게 하는 것을! 이 진실이 없다면, 껍데기로 노딘다면 껍데기는 가라!


나는 술이 좋다. 술 그 자체가 좋다. 취하는 것이 좋다. 내 더러운 껍질을 벗겨내고 내 가식을 벗겨내고, 내 찡그린 표정을 벗겨내기 때문이다. 술은 취할 수록 좋다. 취하니 좋다. 내가 아니기에 좋고, 껍질을 벗겨놓기에 좋고, 흥겨웁기에 좋다. 나를 이 팍팍한 세상으로부터 떠나게 하기에 좋다.

그래서 술은 아릅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