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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흔적들

다시 비틀즈를 추억하며

by 컴속의 나 2008. 8. 10.







                           다시 비틀즈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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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http://coolmristuff.wordpress

최근에 John Lennon Confidential 다큐 영화가 상연되고 호평 여론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비틀즈(The Beatles)의 음악과 함께 했던 지나간 시간들이 새록새록 기억을 되새김질 하고 있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참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고 그들의 음악이 아니었다면 삶이 조금은 우울했었을 시절이 있었다. 다른 어떤 것을 통해서도 그런 행복이나 위안을 받지는 못했다. 그 시절 비틀즈라는 이름과 그들의 음악들이 가슴 속에 너무나도 강하게 각인되어서 오히려 음악적인 편식을 앓게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1980년 12월 8일 존 레논(John Lennon)은 자신이 살고 있던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광적인 팬이 쏜 총탄에 맞고 사망했다. <Woman>의 레코딩을 끝내고 오노 요코와 함께 아파트에 막 도착하고 서였다. John Lennon은 뉴욕이 위험한 곳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John Lennon이 뉴욕을 떠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 1980년 그가 죽었을 때 뉴스위크지, 타임지에 표지 인물로 실린 레논의 모습은 아직도 인상적이다. 눈물을 참지 못했다. 바로 전 해에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 되었을 때도 울지 않았던 나였다. 존 레논의 죽음은 나의 행복과 위안을 앗아갔기에 나는 슬펐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런 상실감을 무엇으로 메워 갔는지는 기억나지가 않는다. 아마도 다른 무엇이기는 했을 테다. 아니면 그런 상실감 자체가 무엇이었거나.


혹 그들의 사진들은 아니었을까? 아니면 테입이나 앨범들은? 나는 비틀즈의 사진 한 장을 구하기 위해 내가 살고 있던 도시의 레코드점들과 헌책방과 백화점을 헤매고 다녔다. 그들의 사진 한 장을 발견하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했다. 그 때 그들의 사진 한 장의 의미를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내 삶 속에 그들은 또 무엇으로 비교할 수 있을까?


그리고 메카트니의 아내 린다가 1998년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어 죠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이 2001년 페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이 비극적인 사실들을 다 공교롭게도 라디오를 통해 알았다. 그들이 해체되고 멤버들과 가족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비틀즈는 점점 나로부터 멀어져 갔다. 아니 멀어져 갔다기 보다는 나의 일상이 비틀즈의 기억들을 조금씩 마모시켜 갔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시간은 망각을 부르는 마법사가 아닌가. 가끔씩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망각을 헤집고 나오곤 했다. 나는 그들의 공개 콘서트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나는 그들 중에 누군가를 단 한 번도 직접 본적도 없다. 오직 그들의 음악뿐이었다. 어쩌면 나는 불행한 비틀즈의 팬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레논도 해리슨도 영영 볼 수조차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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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http://kr.news.yahoo.com/servi


조지 해리슨은 내게는 너무나도 각별한 존재였다. 내게 조지 해리슨은 비틀즈의 멤버들 중에서 가장 우수에 차고 우울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지 해리슨은 내게 약간은 이율배반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Something>,<While my guitar gently weeps>은 (가사와 관계없이) 슬프게 들었지만, 한편으로 그의 <Here comes the sun>은 언제나 희망을 불러 넣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존 레논이야말로 가장 슬픈 존재였다. 그의 음악은 언제나 일관되게 우울하고 무거웠으며 심각했기 때문이었다. 존 레논의 <Strawberry field forever><Julia> 속에는 어린 시절의 불행했던 기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존레논의 노래에는 자신이 들어가지 못해 발버둥치는 듯한 격정이 녹아든 꿈과 환상이 있다. 그가 역시나 우울하고 심각하게 보이는 오코 요코와 만난 것도 예술가적 정서를 공유하는 운명적인 동지애였을 것이다. 존레논은 죽기 바로 직전 <Woman>이란 노래를 남기고 죽었다. 그와 동지애로 함께 헌신한 오노 요코를 위한 헌사가 아닐까 한다. 존 레논이 1970년대 평화 반전 운동을 할 당시 오노 요코는 바로 아내이자 동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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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http://www.slashgear.com/rumor


판단컨대 이렇게 무겁고 진지했던 존 레논과 낙천적이었던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비틀즈를 이끌어 갔기에 불멸하고 위대한 음악들이 탄생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그들을 비틀즈로 영원히 묶지 못했던 것 또한 그 둘의 상반된 개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음악에서는 조화를 가져왔지만 삶에서는 불화를 초래해 버린 아이러니가 아닐까? 시간은 죽음을 잉태하고 그 죽음을 아무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언제나 내게 젊음의 우상이었던 비틀즈의 멤버들은 기억속에서 조차 가물거린다. 레논과 해리슨의 영혼은 광할은 우주를 가로질러 떠돌고 있을 것이다. 세상에 살아 남아있는 폴 메카트니(Paul McCartney)와 링고 스타(Ringo Starr)도 세월과 함께 늙어간다. 그러나 그들의 음악만큼은 영원히 젊음의 광채를 발하며 내 가슴 속에 살아있을 것이다.(*)

비틀즈 관련 사이트:http://www.thebeatl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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