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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돌아보기

♥ 고흐의 유일한 누드화 <슬픔>

by 컴속의 나 2008. 9. 21.


고흐의 유일한 누드화 <Sorrow)>(슬픔)



<Sorrow>(슬픔), 헤이그, 1882.검은 분필, 뮤지엄& 아트 갤러리


고흐(Gogh)하면 아마 <해바라기> 나 <별이 빛나는 밤> 등의 그림들이 떠오를 것입니다. 아마도 고흐가 각고의 노력끝에 완성한 화법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고흐는 풍경화를 많이 그렸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들 중에는 서민들의 삶과 서민들의 모습을 그린 인물화 또한 많습니다.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대체로 이렇게 서민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의 감정들로 채워지던 그림들이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은 몽환적이고 화려한 풍경화와 <해바라기>같은 정물화와 <무도회장>의 화려한 인간군상 (인물화는 예외로 하고)으로 다소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그 중심에는 바로 고흐의 정신병이 자리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예를들면, <감자먹는 사람들>(1885)과 <별이 빛나는 밤>(1889)은 미술의 기법이나 작가의 심경 변화가 아무리 급격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4년이라는 시간 사이에 이토록 극과 극의 그림이 그려질 수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됩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변화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바로 고흐의 정신병적인 이유 와 관련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어떻게 보면 상반된 성격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가난한자, 불쌍한자들을 위한 기독교 정신과 신이 창조한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찬미는 동시에 하나가 아닐까 해석해 보게도 됩니다. 프랑스 남부 아를르의 생제레미 병원에서 요양하면서 보기만 해도 미쳐버린다는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 그린 풍경들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고흐는 성직자가 되기 위해 보리나주의 광산에서 석탄을 캐내면서(1878.12 ~ 1879.7) 탄부들의 삶을 직접 체험합니다. 예수의 희생을 볻받는 삶을 살면서 고흐는 데생 습작을 절제합니다. 그러나 1879년에서 1880년 사이에 성직자가 되기를 포기하고 데생 연습에만 몰두합니다. 1880년 7월에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이렇게 성직자에서 화가가 되기로 결심을 바꾸고 본격적으로 화가의 길로 접어 들어 자살할때 까지 10년동안은 성에서 속으로 서서히 변화해 가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리나주에서 브뤼셀로 떠나는 10월까지 고흐는 주로 광부들과 밭에서 일하는 농부들을 그립니다. 비록 고흐가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였지만 고흐의 마음 깊이에 흐르던 기독교의 복음주의와 박애의 정신은 이후 그의 그림의 기저에서 강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네델란드의 누에넨에 머물던 1884년에서 1885년에 이르는 겨울동안 농부들의 초상화 40여점을 그립니다. 이것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 여겨집니다. 이 그림들 중에 너무나도 유명한 <감자 먹는 사람들> 이 있습니다. 고흐 자신은 이 작품이야 말로 자신의 최초의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이 <감자 먹는 사람들>은 '관습적인 미화를 피하고 투박한 모습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또한 <씨뿌리는 사람>(1888)<낮잠>(1890)등의 농부들의 모습이나 <세켤레의 구두>(1886-1887, 고흐가 파리에 머무르면서 그린 5점의 구두 그림중 하나) 등 농부들의 낡은 구두 정물화들 또한 낭만주의적인 관습에서 벗어난 사실적인 투박성을 강조한 작품입니다.


고흐의 <감자먹는 사람들>은 네델란드 시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이후 1886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갑니다. 이 파리 시대와 함게 고흐의 미술사적인 중요성이 취급되고 있고 고흐의 진정한 탄생이라 일컫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1880년에서 1885년 사이의 기간도 나름대로 고흐에게는 소중하고 의미있는 시기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히 1882년 헤이그에서 고흐가 그린 <Sorrow>는 그의 성과 속이 미분화된 혼돈의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빈센트반 고흐는 1882년 1월에 정착한 헤이그에서 클라시나 호르니크 시엔(1850-1904)을 만납니다. 시엔은 창녀로 고호와 동거시에는 딸이 하나있었고 임신중이었습니다. 고흐는 그녀와 동거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녀를 모델로 60여점의 데생과 수채화를 그립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위의 작품 <Sorrow>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 하단에는 "어찌하여 이 땅 위에 한 여인이 홀로 버려진 채 있는가?" 라는 미슐레의 글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시엔을 모델로 한 60여점의 데생이나 수채화 중에 누드화가 있겠지만 <Sorrow>가 유일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고흐는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엔과 결혼하고자 했는데 비참한 상황에 처한 그녀를 구하고자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따라서 <Sorrow>는 고뇌와 여성 순교자에 대한 진귀한 알레고리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1880년에서 1885년 <감자먹는 사람들>까지가 네델란드의 시기로 성직자로서의 고흐와 화가로서의 고흐가 정신적으로 여전히 미분화의 상태로 남아있다면, 1886년 파리 입성에서부터 1890년 자살하기까지 기간은 화가로서의 고뇌와 정신병으로 인한 파탄으로 <별이 빛나는 밤>과 같은 몽환적인 그림이 탄생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참고도서: 창해 ABC북 반고흐, 창해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어빙스톤, 까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