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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0 03:00

해운대 해수욕장 vs 누드 비치



요즘 여름이 다가온 듯 무덥습니다. 계절의 여왕 5월도 이 때이른 무더위에 어디론가 훌쩍 피서를 떠난 듯 합니다. 아마 그녀의 목적지가 바다일 것 같습니다. 아니 산일 것 같습니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여왕 대접 제대로 받지 못하는 슬픔에 궁전에 틀어 박혀 일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부터 파리 모기까지 극성이니 여왕의 품위가 말이 아닙니다. 


아무튼 이제부터 해운대 해변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합니다. 7월, 8월에서 대통령, 국회의원 투표에도 항상 기권했을 사람들을 포함하지 않으면 그토록 많은 성원이 되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군중이 형성됩니다. 하지만 이 해변의 인파들은 촛불이나 집회와는 별 상관이 없는 자연에 몸을 내던지고 싶어하는 예술을 사랑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교양있고 세련된 행위 예술가들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경찰 병력이야 주차 단속이나 야간 음주 운전 때로는 수상 안전과 미아 예방 및 분실 신고에 집중되어 있는 것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소매치기나 폭행등의 범죄 예방 정도일 것 같습니다.


혼자 만의 생각입니다만, 해운대 해수욕장을 해운대 누드 비치 로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말하는 누드 비치는 자연 그대로의 해변을 의미합니다. 오해는 하지 마시길. (낚기셨다구요.) 참 로맨틱한 생각이긴 합니다만, 받아들이는 분들의 취향에 따라서 로맨틱이 아니라 황당하고, 엽기적이고, 기분 나쁘고 재수 없는 생각으로 추락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제가 좀 이상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Fuerteventura, Spain. 사람은 누드지만 해변은 사람들을 털어내고 싶을 것입니다.



스페인의 한 누드 해변. 이 정도라면  사람과 해변이 함께 누드로 일체가 된 모습. 과연 여자는 몇 사람 일까?



Praia do Abricó, Brazil. 거의 파라다이스의 수준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은  매년 여름만 되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마치 거대한 공중 목욕탕 같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또 거대한 쓰레기통 같다는 인상도 받습니다. 재차 말씀 드리지만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인상입니다. 저렇게 사람들이 많아 불편하고 짜증내는 곳을 왜 사람들이 모여들까 하고 해 마다 생각합니다만, "그건 니 생각이고" 하고 반박할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틈새에서 부대끼는 재미, 그리고 물로 뛰어드는 시원함과  바다의 확트인 느낌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 비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틈새에서 부딪기는 사람들의 살가움과 바다에서의 자유로움이라는 상반된 감정이 빗어내는 희열을 "네가 아냐"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거의 누드에 가까운 해운대 백사장
 


해운대 해수욕장의 체모에 해당하는 해운대 해수욕장 뒷편에 있는 송림공원의 소나무들
 


거의 누드로 싱그러운 모래 살깣을 드러내고 있는 해운대 해변. 멀리 달맞이 언덕이 보입니다
 

이렇게 여름이 지나고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마치 이제는 바다가 신물 나게 싫다는 듯 아니면 아쉬운 마음으로 태양에 탄 얼굴에 하얀 이가 드러나는 완소를 지으며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이러한 대형 공중 목욕탕이나 쓰레기통의 인상은 조금은 가시겠지만, 여전히 해운대 해변의 뽀얀 살갗에는 수많은 상처들이 남습니다. 온갖 피부병으로 고생합니다. 해운대 해변의 입장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고역스럽겠습니까? 어휴, 불쌍한 해운대 해변 " 언제 허락했다고 추잡한 알몸들을 비벼대고 x랄들이냐!" 하고 고함을 내지를지도 모릅니다.



백사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해운대 해수욕장
이미지 출처: [한겨레] 2008년 08월 03일(일) 오후 10:16http://kr.news.yahoo.com/servi




중국의 풀장 또는 해수욕장?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 이건 해수욕장이 거의 압사 직전입니다.
이미지 출처:http://www.joystart.com/24029
 


곧이어 9월 해운대 해변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 갈 때쯤 부산 비엔날레가 열리면서 해운대와 광안리 백사장 위에 세계적인 미술가, 조각가들의 설치 작품들이 전시를 위해 찾아옵니다.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자리에 예술 작품들이 그 백사장에 자태를 드러내게 되는 것입니다.


어쩌면 참 역설적입니다. 상처받은(?) 해운대 해수욕장(광안리 해수욕장도 포함해서)을 위안하고 그 상처를 어루만지는 예술적인 안정제인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수십만 수백만의 인파가 몰려든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의 찌는 여름이 서서히 지나가면서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 그 작품들이 백사장을 어루만져 주는 것입니다. 올해는 어떤 작품들이 설치 될지는 모르지만 기대가 됩니다. 이렇게 바다는 약간 쓸쓸하고 조용해 집니다. 자연의 제자리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요. 겨울 바다가 좋은 이유도 바로 이래서 일겁니다.


부산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예술축제로 재작년 2008년도의 대회 주제는 <낭비>였습니다. <낭비>라는 말을 되돌이켜 보니 왠지 쓸쓸한 해운대의 바다가 더 쓸쓸해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해운대 자체가 쓸쓸함을 잉태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마도 그러한 감정은 자조 띤 쓸쓸함에 더 가깝지 않을까 하는데, 밤낮 흥청망정 불야성을  이루는 인간들의 소비에 둘러싸인 자연으로써의 해운대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낭비>는 좀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런 괜한 감정은 털어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광안리 해변에 설치된 비엔날레 출품 조형물
이미지 출처:http://cafe.daum.net/yunyang31/AkRs/172?docid=16CI7|AkRs|172|20081007230301



자 이제 쓸데 없는 사설은 그만두고, 과연 해운대 해수욕장을 해운대 누드 비치로 탈바꿈 하는 것이 어떤가에 대한 생각으로 자판기 키보드를 방향 전환하고자 합니다. 해운대 누드 비치화가 가능할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제가 말하는 누드 비치는 자연 그대로의 해변을 의미합니다. 오해는 하지 마시길. 확신컨대, 현실적으로 올해도, 내년도 앞으로 지구가 멸망할때까지 불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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