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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59

[꽁트]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3)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3)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캐럴이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형형색색 반짝이는 전구들이 가장 무도회의 화려한 조명등처럼 거리를 수놓고 있다. 세상은 신에 의해 축복받은 듯이 한 없이 아름다워 보이기만 한다. 새벽 2시경 압구정동 고급 레스토랑 나폴리 앞에서 지나가던 모 주점 웨이터 변강쇠(가명)씨에 의해 한 구의 아이 시신이 발견되었다. 시신는 10세에서 13세로 추정되나 나이에 비해 체구가 작고 골격이 가늘었다고 한다. 치명적인 외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약물 중독이나, 심장마비, 영양실조 등이 직접적인 사인(死因)으로 추정되었는데 정밀 검시를 위해 아이의 시신은 국립과학 연구소로 옮겨졌다고 한다. 변강쇠씨에 의하면 아이의 시신은 여러 장의 .. 2008. 4. 27.
[꽁트] 잠자는 거북 잠자는 거북 출발 선상에서 그 둘만이 살아남은 건 아주 큰 행운이었다. 확률 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원인이 곧 밝혀지겠지만 현대의학 쪽에서 보자면 미스터리일 것이며 생존의 법칙으로 보자면 불굴의 의지일지도 몰랐다. 과학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인간의 의지, 이를테면 암을 극복하는 경우나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생존하는 경우의 인간 의지 말이다. 달려야만 살 수 있는 생존의 도상에서 그들은 오직 달리는 것에 맹목에 가까우리 만치, 아니 맹목적으로 집착해야 했다. 달리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의 방식이라면 오직 달리는 것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들 둘 만이 살아 남았음에도 그들은 조금의 여유도 가질 수 없었으며 오로지 뛰고 또 뛰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들에겐 .. 2008. 4. 25.
[꽁트] 사랑은 아프다 사진출처: www.flickr.com/photos/micti2007 사랑은 아프다 아름다웠다, 그 노래는. 박자나 음정 따위 가식적 장식에 불과할 뿐, 투박하고 거친 그 음악은 정녕 아름다웠다. 귀로 듣는 노래가 아니라 가슴으로 들어야 하는 노래, 그랬다. 그랬기에 그 노래는 정녕 아름다웠다. 그 노래를 그토록 애잔하게 부른 그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나는 그를 붙잡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잔인했다......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그 날은 비극적이면서 동시에 희극적이었다. 사랑하는 여자가 나를 떠났고 나는 그녀와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녀는 막 비행기를 탔다고 휴대폰에 메일을 남겼다. 퇴근 후 나는 그녀에게 나오라고 한 카페의 화장실에서 똥을 누면서 그녀가 남긴 메일을 읽고 말았으니, 운치 없고.. 2008. 4. 20.
[꽁트] 두더지 모텔 403호, 고호의 그림 두더지 모텔 403호, 고호의 그림 그녀가 다가와 “진한 커피 한잔해요.”라고 말했을 때, 그는 이것 봐라, 하고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진한 커피 한잔해요.’ 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기 때문이었다. 약간은 촌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여자를 꼬실 때 언제나 ‘진한 커피 한잔해요.’를 낚시 바늘의 지렁이 미끼처럼 사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진한 커피 한잔해요.’ 의 의미는 미끼가 아니라 아주 순진하고 애교있는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진한 커피 한잔해요.’ 가 아니라 다른 표현으로 다가왔더라면 그는 그녀의 제의를 거절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부모만큼이나 애지중지 사용하는 ‘진한 커피 한잔해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와의 예사롭지 않는 관계를 상.. 2008.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