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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59

[꽁트] 낙원으로 가는 길 낙원으로 가는 길 소풍날의 아침 하늘은 참 깨끗합니다. 흰 구름과 파란 하늘이 눈을 부시게 합니다. 날씨 탓인지 아이들이나 아이들을 따라나선 부모님들의 발걸음도 가벼운 듯 합니다. 소풍의 목적지는 유치원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에 있는 공원입니다. 작고 아늑한 공원으로 지상 위의 천국이란 뜻인 '지상낙원'이란 푯말이 정문에 걸려있습니다. 아이들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공원입니다. 하지만 아쉬움이라면 아이들이 걸어야 할 그 20분 거리의 길이 약간은 번화한 곳이란 것입니다. 도시의 한 모퉁이 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지상낙원’으로 가는 길의 이미지와는 약간 걸맞지 않다고나 할까요.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들입니다. 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이고 보면 질주하는 차들은 위험할 수밖.. 2008. 5. 8.
[꽁트] 신문이 아주 가끔 똥 보다 더러운 이유(4)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4) 나는 신문으로 똥을 닦는다. 신문으로 똥을 닦는 이유는 실용과 분노의 해소이다. 나는 가난하다. 그러나 휴지를 살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 솔직히 휴지를 사느니 다른 생필품을 하나라도 더 사는 것이 실용적이다. 휴지를 사느니 라면이나 노란 무를 사는 것이 더 실용적이란 말이다. 내 처지에 실용적으로 놀아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똥 닦고, 코푸는데 휴지 따위 구입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아내가 살아 있을 때 이렇게 투덜거렸다. “어휴, 이젠 당신도 좀 휴지로 똥 닦아요.” 이게 아내의 유언처럼 되어버렸다. 그래도 지금 나는 휴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실 아내의 말은 과장이었기 때문이다. 내 궁색함에 대한, 아니 고집에 대한 원망이었던 거다. 나는 사실 가끔.. 2008. 5. 7.
[꽁트] Breakthrough Breakthrough 실천이란 측면에서 보면 나는 비난받아 마땅한 인간이다. 대학 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온갖 이론으로 지적 유희를 누리고만 있을 뿐 인류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사실 나는 실천적인 해결을 도모한 적이 없다. 물론 대학 교수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 교수들은 이론과 지식의 현실적인 적용과 실천을 위해 투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교수라는 타이틀을 직업으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명감’ 이나 ‘봉사’ 또는 ‘희생‘ 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내게 교수란 단어와 한 짝을 이루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안정‘ 이란 단어가 가장 적절하지 싶다. 내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실천했던가? 없다. 내가 인류의 굶주림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던가? .. 2008. 5. 1.
[꽁트] 러브 레터 러브 레터 당신을 떠나온 지가 몇 일이 되었군요. 겨우 몇 일인데 벌써 이렇게 당신이 그립기만 하니 어떻게 한 달이란 기간을 참아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군요. 사랑스런 당신의 얼굴이 그리워 지금 이 펜을 들고있어요. 정말이지 당신이 보고 싶어 한 순간의 호흡도 어려울 지경이오. 공기보다도 더 소중한 당신을, 당신을 떠나온 지금에야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오.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 이 사악한 고독과 고통을 떨쳐버리고 싶어요. 지금은 늦은 밤, 모두가 잠이 든 밤이오. 창문 밖으로 잠에 겨워 졸고 있는 별들만이 눈을 깜빡이고 있어요. 잠이 많은 미인, 사랑스러운 당신은 지금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겠지만 나는 당신 생각으로 괴로움을 쓸어 내리고 있어요. 이 펜 끝이 얼마나 떨리고 있는지 당신은 모를 것이오.. 2008.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