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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

[꽁트]공공의 적 2009, 강철중에게 묻는다.

by 컴속의 나 2009. 2. 21.

목욕탕의 추억(4)

― 공공의 적 2009, 강철중에게 묻는다


가끔씩 늦게 목욕탕을 가서 혼자서 목욕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목욕탕 문을 닫는 시간이 가까워져 마지막으로 혼자 남거나, 이상하게 목욕탕에 사람이 없는 경우가 그런 경우이다.


그날도 그런 경우였다. 한 사람 두 사람 빠져 나가면서 나 혼자만 남았다. 혼자일 때는 부담스러웠다. 마칠 시간도 아니고 나가야 할 이유도 없건만, 무언가에 쫓기기라도 하는 듯이 괜히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벗겨내어야 할 몸의 때는 많이 남았는데 이런 경우가 생기면 때에 대한 집착 보다는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더 앞섰다. 텅 비어 있어야 할 곳에 불필요한 존재처럼 혼자 있어야 한다는 몹쓸 생각까지 더해졌다.


그러나 다행이었다. 내가 머리를 감고 있는데 욕탕문 여닫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서 사람의 인기척이 들렸다. 비록 욕탕문을 등지고 앉아 머리를 감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내게 마치 구원소리처럼 들렸다. 순간 나는 마음이 편해져 왔다. 다시 때를 편하게 벗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희망에 다시 부풀었다. 내가 머리를 두 번 감고 있는 동안 그는 잠시 몸에 비누칠을 하고는 탕 속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발길질로 생긴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내가 머리를 들고 뒤로 힐긋 돌아다보니 그는 욕탕에 머리만 내놓고 굵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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