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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돌아보기

한글이 없다면?(2)

by 컴속의 나 2008. 10. 18.

세계 언어 지도상(지도1)으로 볼 때 많은 국가들이 라틴 알파벳으로 글을 표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메리카 대륙은 전부 라틴 알파벳을 사용하는 국가들이다. 이러한 사실은 아메리카 대륙이 유럽의 식민지였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면 이러한 일개 언어의 독식 현상은 인간과 인간의 비정상적인 관계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라틴 알파벳이 단일한 언어로 통일되었다는 것은 그 통일의 이면에는 인간의 잔인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화하기 이전에 다양한 언어가 존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라틴 알파벳의 언어 지배 현상이 그래도 차단된 곳이 아래 언어 지도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대체로 러시아어와 아랍어, 한자어, 동남아시아 국가들, 그리스지역,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이 전부이다(회색부분). 이러한 국가들은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부족들과는 달리 일찌기 문명이 태동한 곳이고 국가 단위로 민족적인 동질성이 유지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 아랍권 국가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사실상 대륙이나  마찬가지이다. 라틴 알파벳의 영향을 벗어날 만한 역량을 가졌거나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이러한 사실은 인디아를 보면 알 수 있다. 문명을 잉태하고 거대한 대륙에 가까운 인디아가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는 것은 영국의 식민지가 되지 않은 국가들에게는 행운일 수가 있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또한 독창적인 언어라기 보다는 한자의 파편어라고 부르는 편이 나을 정도로 한자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다르다. 이러한 대륙과 거대지역들과는 달리 우리는 한글이라는 한민족의 독창적인 언어를 창조해내고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한글의 면역력은 일본 지배 36년에서 살아남은 것으로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본이 일본어 나마 지킬 수 있었던 것도 과장일지는 모르지만 독창적인 한글을 가진 한반도가 대륙의 일본 진출을 그나마 막아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만약 일본이 중국의 지배를 받았더라면 일본어는 어쩌면 일본내 소수언어로 전락하고 말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도1. 라틴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국가들




이러한 한글과 비숫한 역량을 가진 것이 그리스어가 아닐까 한다. 그리스는 라틴 알파벳이 지배하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그리이스 알파벳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국가(물론 그리이스 알파벳은 유럽연합국가들에서 사용되고 사이프러스에서는 공식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태리, 알바니, 터키의 지역에서도 소수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기 때문이다. 위의 지도에서 보고 알수 있듯이 그리이스와 대한민국은 위도상으로 참 비슷하게 보이며(실제는 어쩔지 모르겠다) 또한 반도국가라는 것도 흡사하다.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명을 가졌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지도2. 그리이스 국가 지도




이러한 라틴 알파벳 일변도의 지배적인 현상에서 그 고유적인 언어를 지키기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독창적인 언어를 발명하고 그 고유어를 민족적인 단위로 유지하면서 사용해왔다는 것은 그 자체의 민족적인 역량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한민국이나 그리이스는 민족 국가 단위의 독창적인 언어로 자부심을 느낄만하다고 본다.

단일한 국가에서 단일한 민족이 독창적인 언어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대한민국이 유일하 나라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러시아어권과 중국어권, 아랍어권등 거대한 지역들은 사실상 소수민족들로 구성되어 있거나(러시아권, 한자어권) 영향을 받기보다는 영향을을 주는 위치(러시아권, 한자어권) 에 있거나 종교적, 문화적인 동질성(아랍권)을 가진 국가들이다. 

 
지도3. 러시아어가 공식어로 사용되거나 러시아어로 말하는 지역들(짙은 청색이 러시아어가 공식어로 사용되는 지역이며, 초록색이 러시아어로 말하는 지역이다. 대제국을 이루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몽고는 러시아를 말하는 수단으로 상용하고 있다.)


 
 
지도4. 한자어권 지역들(방언들은 물론이고 티벳을 비롯한 소수민족어가 용광로처럼 녹아 있다. 언제 폭발할지 알수 없다.)




지도5. 아랍어권 사용지역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이 지역도 라틴 알파벳 영향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족 단위의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언어라기 보다는 여러 방언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들은 라틴 알파벳을 표기법으로 차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방언의 표기법이 다양하고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라틴 알파벳으로 통일한 경우가 아닐까 한다(이와 관련해서는 추측이 아니라 베트남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있을 것이다) . 표기법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은 독창적인 글이 창조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어로 된 Vietic어는 라틴 알파벳을 차용하여 표기되고 있고 Khmer어는 캄보디아의 공식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그외의 말들은 소수 민족의 말로 이용되고 있다. 
 

지도6. 동남아 지역들에 흩어져 있는 Austro-Asiatic 언어들(대표적으로 베트남어, 캄보디아어가 이에 속한다.  캄보디아어는 태국어, 라오스어, 베트남어, 참어에 의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아왔다)
 

 

지도7. 동남아 지역들에 흩어져 있는 Tai-Kadai languages(중국의 남부어, 태국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실과는 달리  한반도라는 작은 나라가 외래어의 큰 영향없이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한글을 발명하고 유지해왔다는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너무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한글은 다른 어떤 표기법(특히 영향력이 강한 라틴 알파벳)과도 (말은 아니지만) 표기법은 아주 독창적인 인류의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는 모두 위키피디아 로 부터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