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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속의 나337

[일본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인간의 삶이란 한 편의 서사(긴 이야기)와도 같다. 그러나 의도한데로 구성하고 전개할 수 없는 서사이다. 동화적인 상상과 환상으로 서사를 이끌어 갈 수도 없다. 언제나 폭죽을 터트리고 꽃이 만발하고 음악으로 가득 찬 동화의 세상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없다. 이 세상 어느 인간도 작가가 소설을 쓰듯이 자신의 삶을 의도대로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겨우 불확실한 미래를 추측가능하게 하려고 노력하거나 지뢰밭을 걷듯이 조심스럽게 나아갈 수밖에 없다. 원고지에 쓰다가 찢어버리고 다시 쓸 수는 없는 것이 인생이다. 마츠코의 남자중 하나인 소설가 야마카와 처럼 삶의 원고를 찢어버린 다는 것은 바로 죽음인 것이다. 아무리 불행한 삶이라도 다시 번복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넝마처럼 끌.. 2008. 2. 6.
[꽁트] 바람의 신화 바람의 신화 K가 홀연히 사라져버린 건 여름방학을 일주일쯤 앞두고였다. 사회의 통념을 깨려고 부단히 온 몸으로 발버둥 쳐왔던(?) K이고 보면 방학을 앞두고 무단결석, 아니 행방을 알 수 없는 가출을 한 것이 처음에는 그다지 심각하게 여겨지지는 않았다. 패싸움으로 머리가 깨지고, 오토바이를 몰다 중상을 입고, 여자 친구 낙태를 시키고, 가출을 다반사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학교로 돌아왔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처음의 무던한 생각과는 달리 이번 가출은 그저 기우로만 여겨지지가 않았다. 정말이지 K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K의 사라짐은 말 그대로 완벽한 사라짐이었다. 집에도, 학교에도, 여자애들과 어울리는 클럽에도, 비디오방과 만화방에도, 그 어느 곳에서도 K.. 2008. 2. 4.
[일본영화] 클럽 진주군(3) 클럽 진주군(3) 여성적인 손길로써의 음악 모든 인간들이 만든 이야기는 곧 관계를 의미한다. 관계가 없는 이야기는 존재할 수가 없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사물의 관계,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화해를 하거나 무관심하거나 사랑하고 증오하거나 하면서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 또한 이야기가 전달되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말 할 수 없다. 영화도 일종의 이야기이라면 관계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가 없다. 아무리 자연만을 담았다 하더라도 그 자연은 감독의 시선과 관계하고 있으며 관객과의 관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담고 있는 관계들, 특히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영화의 내용(사건)을 만들고 의미를 생산해 내는 영화 그 자체라고 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조명이.. 2008. 2. 3.
[일본영화] 클럽 진주군(2) 클럽 진주군(2) 영화가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은 진부한 표현이다. 일본영화 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 상상력도 현실과는 무관할 수 없으므로 현실을 반영한다는 것은 틀린 말이 결코 아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세상 밖에서 현실과는 무관하게 상상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나 현실을 반영한다는 당연한 말에도 불구하고 현실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막연해 지기 쉽다. 도대체 현실이란 무엇인가?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가지고 있는 대답이 ‘문화’ 라는 단어이다. 문화가 현실 그 자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이해한다거나 배운다고 한다. 사실 속임수다. 아니 거짓말일 수 있다. 그러나 어쩌랴, 능력 부족인 것을. 문화는 사전적인 의미로 생활방식, 즉 삶속에서 드러나는 유무형의 방식을 의미한다. 영화를 통해 음식이 어떤.. 2008.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