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http://kr.fun.yahoo.com/NBBS/n
왕몬도씨 고자되다 (1)
정말이지 지독한 구두쇠가 있었다. 그는 무엇이던지 아껴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이었다. 그런데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으니 색(色)이 그것이었다. 그는 색을 무척이나 밝혔다. 특히 50대 접어들면서 회춘(回春)을 위해 발악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난 투자를 했으니 구두쇠이면서도 투자가인 셈이었다. 하지만 사실은 정력 향상에 대한 투자는 결국 자신에 대한 투자였으니 따지고 보면 구두쇠이상의 인색함이었다. 그는 정력제는 물론이고 강정식품이나 건강보조식품등을 상시적, 일용식으로 복용하면서 ‘몬도가네’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정력 향상에 전력했다. 그의 친구들과 이웃의 또래들은 그의 이름인 문도를 몬도로 바꾸고 김씨 성을 왕씨로 턱 바꾸어 부르길 좋아했으니 ‘왕 몬도’가 그의 별칭이 되었다. 만약 그의 엄청난 투자에 비해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면 그의 투자도 일찌감치 끝장이 났을 것이다. 본처인 고씨 부인에게 만족하면서 인색을 불변의 가훈으로 삼으면서 그렇게 살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산출의 효과는 엄청났고 정력은 끝 모르게 향상되었다. 인색이 아니라 호색을 가훈으로 바꾼 것도 그런 자신감이 만만해졌기 때문이었다. 그의 정력의 실험 대상들은 사거리 꽃다방의 종업원인 20대 초반의 오양과 빛나 이발소의 30대 초반의 임양이었다. 실험대상이 된 오양과 임양은 그의 정력에 초죽음이 되어 실험은 대성공을 거두었던 것이다. 이런 그가 50이 넘어 본처와 이혼을 하고 20대 후반의 요염한 여자를 안방 주인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정력에 대한 이러한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시들거리는 본처에게는 자신과 함께 균형있는 투자를 않음으로서 정력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어 종국에는 본처를 패대기 쳐버린 것이었다. 최근에 등장한 '비아그라'라는 정력제는 세인들의 초미의 관심거리였는데 구두쇠이면서 동시에 정력에는 대투자가인 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 바이그라가 이 지독한 구두쇠를 한 불행한 사건으로 몰고 가는 계기가 되었으니 색은 불행한 종말을 낳는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는 것이다.
비아그라를 구입한 바로 그날은 중복(中伏)이었다. 보신탕으로 점심을 때운 그는 아파트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다녔다. 중복(中伏)의 도시 거리는 이글거렸지만 아파트 빌딩의 그림자가 그런 그의 어슬렁거림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그는 비아그라를 사기 위해 미제 물건들을 취급하는 ‘옥이 엄마’라는 상호를 달고있는 양품점으로 향했다. 옥이 엄마는 50대 중반의 육중한 여자로 근처 사람들에게는 ‘양공주’ 가 아닌 ‘양마담’으로 통했다. 옥이는 그녀의 딸로 흑인 병사와의 사이에서 난 혼혈아였다. 전형적인 흑인의 모습을 닮아있어 그녀 아버지의 모습을 상상하기는 가히 어렵지 않았다. 옥이는 외모와는 달리 마음이 여리고 순진했다. 양마담의 자식이라고 하기에는 유전적인 요인의 관련성이 너무나도 희박해 보였고 오직 환경적인 요인이거나 흑인 아버지의 성격을 빼 닮았을 것이라 추측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이런것들 외에는 양마담 그녀의 이력에 대해서는 이웃들의 입을 통해 몇 가지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만 무성했을 뿐 그녀의 이력은 대충 추측의 수준에 머물러야만 했다. ‘양마담’ 옥이 엄마는 그에게 제법 유용한 소식통의 역할을 했다. 암암리에 그는 옥이 엄마를 통해 미국의 유명한 영어 잡지인 ‘플레이 보이’지나 ‘펜터 하우스’지, 그리고 ‘뜨거운 비디오’를 구입할 수 있었고 미제 정력제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가 특히 미제 정력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비아그라의 효험 때문이었다. 그에게 삶은 정력의 확대였으며 정력의 확대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숙청해버렸다. 아들 다섯에 딸 둘을 두고도 본처와 이혼을 마다하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정력을 만족하기 위해서, 아니 과시하기 위해서 얻은 20대 중반의 현 석녀는 정말이지 만만치가 않았다. 그녀와 살기 위해선 지속적인 정력의 강화와 연습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고씨와의 이혼 후 얻은 20대의 자칭 ‘현모양처’인 새 아내 석녀는 그에게 있어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호색녀였기도 했다. 그가 정력의 날을 예리하게 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심 그의 재산을 탐내고 있던 석녀 또한 자신의 정력을 갈고 닦고 있었던 것이다. 색(色)으로 왕 몬도의 영혼을 앗아갈 작정을 했기에 석녀의 눈초리에는 살기가 색을 발하고 있었다. 실제로 꽃 다방의 오양과 빛나 이발소의 임양과는 그 격이 달랐다. 그의 정력에 맥없이 떨어진 다방과 이발소의 두 핏기 없는 아가씨들과는 파괴력이 완연하게 달랐던 것이다. 석녀의 내심이 어떻든 그는 자신의 정력을 새로운 단계로 이끌어준 그녀의 고급하고 현란한 색(色)에 고마움을 표했으며 자신을 긴장과 도전 의식으로 깨어있게 하는 그녀가 좋았다. 그가 설정한 뜨거운 삶의 목표가 언제나 그의 삶에 대한 의욕을 충전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성적인 의미에서의 회춘만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의 회춘이기도 했다. 정력의 확대 이콜 삶이란 진리. 색기에 살기가 넘치는 이런 20대 후반의 아내 ‘석녀’를 위해서 그는 양마담의 최신 정보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권투로 치자면 양마담은 그에게 코치 같은 존재였다. 물론 양마담의 정보가 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미제의 의미는 그에겐 아직도 고급이었으므로 우선해야할 정보의 가치로 충분했다. 비아그라의 효능에 대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양마담의 후한 선심 때문이었다. 비아그라라는 약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관심이 고조되었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았었다. 물론 체질에 따라서 약효가 제각기 다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의혹이 먹구름처럼 그의 머리에 잔뜩 끼어있을 때 양마담의 제안은 그의 귀를 제법 쫑긋하게 했던 것이다.
“자, 이거 먹고 오늘 한 번 시험해 봐요. 체질에 맞는지.”
그는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그녀가 주는 알약을 주워 삼켰던 것이다. 그 즈음 현모양처를 라벨처럼 달고있던 본심 색모색처 석녀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던 그는 그날 밤은 그 비아그라의 약효 때문인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대 접전을 벌일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그에게 비아그라가 대단히 효과적임을 확인시켜 주었고 드디어 그것을 구입하고자 결심을 굳혔던 것이다. ‘현모양처’ 석녀의 헌신적인 사랑을 위해서라면 거금의 투자(?)는 전혀 아깝지가 않았던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꽁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꽁트] 왕몬도씨 고자되다(3) (0) | 2008.03.23 |
---|---|
[꽁트] 왕몬도씨 고자되다(2) (0) | 2008.03.21 |
[꽁트] 어떤 이별식 (0) | 2008.03.14 |
[꽁트]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 (0) | 2008.03.13 |
[꽁트] 1더하기 1이 4가 되는 이유 (0) | 2008.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