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터1 [꽁트] 신문팔이 소년 신문팔이 소년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를 떠올린 것은 녀석의 몰골과 그러한 몰골을 가능케 해주는 추운 날씨와 간간이 날리는 눈발과 약간의 취기(醉氣)때문이었다. ‘아마 성냥팔이 소녀도 저러했겠지.’ 녀석은 신문 꾸러미를 옆구리에 끼고 벤치 위에 앉아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관심하게 녀석의 옆을 총총 걸음으로 지나쳐가기만 했다. 성냥팔이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나는 녀석에게 액수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지폐 두 장과 함께 가지고 있던 라이터를 녀석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 라이터는 어쩌다 한 번 갔던 단란주점에서 받은 것으로 겉에 상호와 전화번호가 큼직하게 새겨져있었다. 그땐 그런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성냥팔이 소녀처럼 불이라도 피워야하지 않을까 .. 2008. 8.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