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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트53

[꽁트] Breakthrough Breakthrough 실천이란 측면에서 보면 나는 비난받아 마땅한 인간이다. 대학 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온갖 이론으로 지적 유희를 누리고만 있을 뿐 인류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에 대해 사실 나는 실천적인 해결을 도모한 적이 없다. 물론 대학 교수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대학 교수들은 이론과 지식의 현실적인 적용과 실천을 위해 투신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교수라는 타이틀을 직업으로 밖에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사명감’ 이나 ‘봉사’ 또는 ‘희생‘ 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내게 교수란 단어와 한 짝을 이루고 있는 단어가 있다면 ’안정‘ 이란 단어가 가장 적절하지 싶다. 내가 인류의 평화를 위해 무엇을 실천했던가? 없다. 내가 인류의 굶주림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던가? .. 2008. 5. 1.
[꽁트] 러브 레터 러브 레터 당신을 떠나온 지가 몇 일이 되었군요. 겨우 몇 일인데 벌써 이렇게 당신이 그립기만 하니 어떻게 한 달이란 기간을 참아야 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되는군요. 사랑스런 당신의 얼굴이 그리워 지금 이 펜을 들고있어요. 정말이지 당신이 보고 싶어 한 순간의 호흡도 어려울 지경이오. 공기보다도 더 소중한 당신을, 당신을 떠나온 지금에야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오.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 이 사악한 고독과 고통을 떨쳐버리고 싶어요. 지금은 늦은 밤, 모두가 잠이 든 밤이오. 창문 밖으로 잠에 겨워 졸고 있는 별들만이 눈을 깜빡이고 있어요. 잠이 많은 미인, 사랑스러운 당신은 지금 깊은 잠에 빠져들어 있겠지만 나는 당신 생각으로 괴로움을 쓸어 내리고 있어요. 이 펜 끝이 얼마나 떨리고 있는지 당신은 모를 것이오.. 2008. 4. 29.
[꽁트]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3) 신문이 아주 가끔 똥보다 더러운 이유(3) 메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캐럴이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형형색색 반짝이는 전구들이 가장 무도회의 화려한 조명등처럼 거리를 수놓고 있다. 세상은 신에 의해 축복받은 듯이 한 없이 아름다워 보이기만 한다. 새벽 2시경 압구정동 고급 레스토랑 나폴리 앞에서 지나가던 모 주점 웨이터 변강쇠(가명)씨에 의해 한 구의 아이 시신이 발견되었다. 시신는 10세에서 13세로 추정되나 나이에 비해 체구가 작고 골격이 가늘었다고 한다. 치명적인 외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약물 중독이나, 심장마비, 영양실조 등이 직접적인 사인(死因)으로 추정되었는데 정밀 검시를 위해 아이의 시신은 국립과학 연구소로 옮겨졌다고 한다. 변강쇠씨에 의하면 아이의 시신은 여러 장의 .. 2008. 4. 27.
[꽁트] 잠자는 거북 잠자는 거북 출발 선상에서 그 둘만이 살아남은 건 아주 큰 행운이었다. 확률 상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원인이 곧 밝혀지겠지만 현대의학 쪽에서 보자면 미스터리일 것이며 생존의 법칙으로 보자면 불굴의 의지일지도 몰랐다. 과학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인간의 의지, 이를테면 암을 극복하는 경우나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생존하는 경우의 인간 의지 말이다. 달려야만 살 수 있는 생존의 도상에서 그들은 오직 달리는 것에 맹목에 가까우리 만치, 아니 맹목적으로 집착해야 했다. 달리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의 방식이라면 오직 달리는 것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기에 그들 둘 만이 살아 남았음에도 그들은 조금의 여유도 가질 수 없었으며 오로지 뛰고 또 뛰어야만 했던 것이다. 그들에겐 .. 2008.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