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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과 망언 사이

명언과 망언 사이(2008.5.11)

by 컴속의 나 2008. 5. 11.


 

명언과 망언사이 (2008.5.8)

 

세상에는 수 없이 많은 말들이 영혼처럼 인간의 주위를 맴돈다. 보이지 않는 그 말들은 윤색되고, 반복되면서 인간의 삶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죽되 말들은 살아 인간의  입에서 항문을 거쳐 인간을 전신을 꿰어 버리기도 하고, 마취제처럼 코 속으로 스며들어 인간의 정신을 마비시키기도 하고, 삶을 전율하게도 한다.


이러한 말들, 인간의 주위를 감도는 수많은 말들이 나의 영혼을 좀 먹지 않도록, 온전히 나를 지켜 주기를 소망하면서......


술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고기이다. 고기하면 또 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술을 마실 경우에는 안주 삼아 소고기, 돼지고기등을 먹는 경우가 많으며, 고기를 먹을 경우는 고기자체를 연하게 하거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술을 곁들이거나, 소화를 돕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소맥(소주 맥주 혼합주)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니 잘 알려졌다기 보다 여러 번의 언론 보도가 있었다. 청와대에서 열린 18대 총선 당사자와 만찬에서 요란한 소맥주 파티가 벌어졌다고 한다. 언론의 파급효과가 크기에 아마도 다수의 국민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이렇게 술을 흥건하게 마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상산록(象山錄)』에 이르기를, 술을 좋아하는 것은 다 객기(客氣)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를 맑은 취미로 잘못 생각하는데, 술마시는 버릇이 오래 가면 게걸스러운 미치광이가 되어 끊어려 해도 되지 않으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마시면 주정부리는 자가 있고, 마시면 말 많은 자가 있으며, 마시면 잠자는 자도 있는데, 주정만 부리지 않으면 폐단이 없는 줄로 여긴다.……수령이 된 자는 술을  끊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정선 목민심서, 정약용, 다산연구회 역 p.52)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만찬 회동은 ‘소맥’(소주와 맥주) 폭탄주가 돌아가는 가운데 적지 않은 농담과 웃음이 터져나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2시간가량 진행됐다.”(서울신문, 2008.4.26.5면)


기사전문: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80426005005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을 쓰다 보니 술에 대해 쓰고 있는지, 소에 대해 쓰고 있는지 미안할 정도이다. 소에 대한 글이고 광우병을 보는 소의 관점에 대한 글이다.


작금의 광우병 사태는 근본적으로 건강과 관계된 음식물(소고기) 자체에 대한 문제이지만,  정부의 정직성과 국민의 자존심이란 음식 외적인 측면에서 동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예민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은 감정을 자제하면서, 좀 더 다른 각도, 즉 소의 시선으로 광우병과 관련된 명언과 망언을 살펴보기로 하자.


소들은 정말 비참하다. 그들은 인간들에 의해 육식을 강요당하면서 그 결과로 발생한 억울한 질병에 대해 Mad Cow 라는 모욕을 당하고 있다. 소들은 결코 미치지 않았다.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래놓고선 잔인하게 도축되어 갈갈이 찢겨 버려진다. 이러한 행위는 소들에 의해 진정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일까? 인간은 자신들의 생존이란 미명하에 생태계의 선순환 고리를 끊어버리면서 소들을 대량으로 사육하고 도축하고 있다. 소들의 사육을 위해 목초지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소들의 도축에도 포드 시스템인지 뭔지 하는 생산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대량으로 도축해야 하기에 효율적인 도축 기술(technology)이 개발되었다. 기술이란 꼭 발전되어야 만 할 것은 아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기술이란 소들에겐 잔인한 대규모의 살상 도구가 된다. 소들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결코 천국에 갈 수 없는 존재이다.



버시바우 미대사가 “미국에는 광우병 환자 제로”(2008.5.8. 고려대 특강) 라고 했다. 이 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들이 가장 대량으로 아주 잔인하게 도축되고 동물성 사료가 유통되는 나라의 대사가 이런 말을 하는 태도이다. 소들을 대량으로 효율적으로 도축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이 계발된 미국을 소들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여겨질 것인가? 


만약 어떤 외계의 존재가 식량 부족으로 강압적인 힘으로 인간을 소처럼 사육하고 죽인다고 생각해 보라? 외계인은 인간이 항거조차 할 수 없는 억압적이고 잔인한 존재라고 하자. 인간이 소들처럼 살육당한다고 상상해 보자.


아니 이러한 상상은 필요 없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만으로 무수한 동족의 살육을 목격할 수 있다. 서로를 직접적으로 식용하기 위해 죽이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들만이 살기 위해 동족을 비참하게 죽여 온 유일한 존재들이 인간이다.


인간들은 식량 부족을 외쳐대지만 사실은 식량 상업주의를 통한 자본의 축적에 혈안이 되어있다. 아프리카 등 후진국들과 선진국의 빈곤층은 굶어 죽고 있는 반면에 먹고 살만한 인간들은 과도한 육류 섭취(주된 원인이 아닐까 한다)로 비만에 걸려 다이어트다, 웰빙 식단이다 , 심지어는 지방을 제거하는 수술까지 하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이번 광우병 사태에 직면하여, 육류를 좀 줄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미국부터 솔선수범을 했으면 좋겠다. 햄버거는 실용적인 음식이지만 참 잔인한 음식이다. 실용적이란 말은  육류에 관한한 대량도축과 잔인함을 의미한다. (2008.5.9  K모씨)



***


“미국에는 광우병 환자가 제로다. 거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다. 미국의 광우병은 캐나다로부터 수입된 소에서 발병한 것이었다. 그나마 97년 동물성 사료를 금지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F) 규정을 받아들인 이후에는 전혀 없었다.”


한국이 쇠고기를 수입하면 우리는 반도체 ․ LCD등을 수입한다. 이것은 공정한 협상이다.(2008.5.8. 고려대 특강)

"광우병 걸린 소일지라도 그래서 등심스테이크도 해 먹을 수 있고, 우족탕, 꼬리뼈 곰탕 모두 안전하다는 것."(심재철, 2008.5.7)


방송전문: http://news.kbs.co.kr/article/politics/200805/20080507/1556826.html



*가치 판단유보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고기를 사다가 먹이겠느냐. 쇠고기가 국민에게 해가 되면 당연히 수입을 안 하는 거다.”(2008.5.8. 이명박 대통령, 기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이왕이면 32개월짜리 몬태나산 쇠고기로 하자”(이명박 대통령, 부시와의 만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