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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과 망언 사이

최시중의 놀랄만한 문학적 표현과 어지러운 박쥐춤(Bat Dance)

by 컴속의 나 2009. 5. 6.


문학적 표현이란 무엇일까? 참 난감한 질문이다. 사실 나는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적이 없다. 문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꽤 본듯하고 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생각해 본 적은 있지만, 문학적 표현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언어로 세계를 구축해야 하는 소설의 경우라면 날카롭고 섬세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허구의 세계를 마치 리얼한 현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적나라하게 묘사하자면 언어 자체 뿐만 아니라 언어가 빗어 놓는 느낌이나 분위기, 촉감이 절대적이다. 주제의식이나 구성이나 스토리야 경험이나 노력으로 얻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언어에 대한 감수성, 즉 언어의 절대성을 포착하는 섬세한 감수성이야 말로 작가의 본래적인 밑천에 가깝다. 소설상의 문학적인 표현방식은 허구의 구축이지만 더 현실적이어야 하며 진실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따라서 그것은 현실을 반영한다기 보다는 현실을 비추는 것이라 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타락하고 더러운 곳인가? 그래서 아름다움이 저 한 편에도 있지 않는가 하는 식의 비춤. 

시어는 어떠한가? 세계의 구축보다는 세계를 전복하고, 낯설게 만들고, 일탈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시어의 경우는 일상적인 언어로는 불가능하다. 일탈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시어로써의 의미는 반감되고 만다. 시인들에게 언어란 일상속에서 초라해지고, 오염되고 의미가 속화된, 무관심하게 나뒹구는 언어를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려 놓은 부활하고 재생된 언어이어야 한다. 오염되고 속화 된 언어로 쓰여진 시는 이미 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한 권력자중의 한 사람. 최시중씨의 입에서 터져나온 현실을 전복시키는 시적 언어이기도 하고, 진실을 드러내는 언어의 구조물이기도한 문학적 표현을 접하고서 엄청나게 놀랐다. 바로 이런 표현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선거 운동을 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그의 발언은 합법이란 언어의 허구성을 선거운동의 타락성을 절묘하게 표현한 문학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나의 생각에 대해 조소를 보낸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말하지 않는다' 는 그 무언의 표현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들의 아우성을 본다. 이것이 시적인 언어이고 시적 표현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이러한 시적 표현이야 말로 이명박 대통령의 위선과 거짓, 합법을 가장한 불법,  타락한 권력과 인간군상의 적나라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최시중은 위대한 시인이다. 또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자신이 알고 있든 모르고 있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단 하나의 문장 속에 타락한 현실을 전복시킨 언어의 혁명가적 감수성을 그에게서 본다.

그의 시는 씨가 될것이고 이 씨는 다시 새싹이 될것이고 세상을 파릇 파릇 생명의 녹색으로 물들게 할 것이다.

 





최시중의 시어 "이명박 대통령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선거 운동을 했다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는 "퇴임하면 녹색 운동가가 되고 싶다." 는 속화되고 멋없는 대통령의 권위적인 문장마저도 전복시켜 놓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녹색이 허구적일 가능성이 있임을 일깨우고 있다. 크나큰 충격으로 합법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했듯, 녹색이 회색일 수 있는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나는 말하지 않는다......그 속에 함축되어 있는 수 많은  의미의 사슬들이 춤을 춘다. 그 의미들의 춤속에 녹색이란 말, 운동가란 말들이 어지럽게 박쥐처럼 날아다닌다. 박쥐처럼......박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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