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Penny Lane’ 과 흑인 노예 수송로(2)
2006년 7월에 한 리버풀 시의원이 특정한 도로명들을 개명할 것을 제안했는데, 그 이유는 그 도로명들이 노예무역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18세기 후반 노예선들을 위한 주요한 항구 였다. 아프리카에서 운반해온 흑인들을 다시 노예선으로 옮겨 싣고 미국으로 운반하는 노예선들의 중심항들 중에 하나였다. 그 당시 도시 경제의 상당 부분이 노예 무역에 의존하고 있었다. 18세기 노예선의 소유주이자 강경한 노예폐지 반대론자인 제임스 페니(James Penny)의 이름을 딴 Penny Lane도 이러한 도로들 중에 하나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강경한 노예폐지 반대론자들의 이름을 딴 도로가 많았다.
이미지 출처:http://kr.news.yahoo.com/servi
도로 개명에 대해서는 이견도 있었다. 에릭 린치(Eric Lynch)는 도로의 개명을 독일인이 아우츠비슈 수용소를 없애는 것에 비유하면서 ‘역사를 바꾸는 불명예스러운 시도’ 라고 반박했고, 이에 대해 제안자인 바바라 매이스(Babara Mace)는 역사를 다시 쓰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리버풀의 역사는 역사책에 존재한다고 맞섰다. 이 도로명들을 2006년 7월 10일, 최초의 제안은 Penny Lane을 제외하고 개명하자는 수정 제안으로 바뀌어 통과되었다.
말하자면 지금 리버풀의 노예 무역과 관련된 도로들은 인종 차별로 희생된 흑인의 이름이나 인종 차별을 폐지를 부르짖었던 활동가들의 이름을 따 개명이 되었지만 Penny Lane은 여전히 노예 페지 강경론자인 제임스 페니의 이름을 그대로 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틀즈에게는 수치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이미지는 진보적이고 자유적이며 반문화적인데 반해 그들이 읊었던 Penny Lane은 억압과 차별과 폭력의 상징이었으니 말이다.
비록 200여년이라는 시차가 있지만, 비틀즈가 정감어린 노래에 담았던 Penny Lane이 끌려가는 흑인 노예들에게는 어떠한 길이었던 가를 생각하면 노래<Penny Lane>은 그야말로 우리들을 당혹스럽고 고통스럽게 하기에 충분하다. 흑인들은 목과 손과 발에 쇠사슬이 묶여 고통스러운 발걸음을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을 것이다. 쓰러져 죽기도하고 고통에 신음했을 것이다. 짐승처럼 끌려가면서 그들은 무엇을 보았을까? 비틀즈의 흥겨운 노래 뒤에 이러한 흑인 노예들의 고통과 피와 절규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비극적인 사실이다. 대영제국의 영광과 비틀즈의 모던한 음악의 이면에는 이렇게 어두운 역사의 비극들이 그림자처럼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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