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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6 13:47

[꽁트] 거시기를 위하여


거시기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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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년(某年) 모월의 어느 여름 전국을 강타한 태풍이 지나가자 그 작은 마을의 주민들이 서서히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주민이라고 해봤자 고작 200명 안팎이지만 놀랍게도 그들 모두는 졸부들이었다. 최근 마을 근처에서 발견된 세계 최대의 금광 때문이었다. 가난한 산촌 마을에 내려진 횡재라면 횡재였다. 자신들의 땅과 집 밑에서 금 덩어리가 솟아져 나와 적게는 수억에서 수 십억이 굴러들어 왔으니 갑작스러운 돈벼락이었다.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는 다소 이상스런 표현은 순박하던 촌사람들이 처음에는 그 돈벼락에 어리둥절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개의 졸부들에게서 볼 수 있는 행태들을 자연스럽게 체득했다는 의미이다. 그들의 돈을 유혹하는 온갖 검은 마수들이 달려들면서 마을은 과거의 순수하고 순박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온갖 잡스럽고 불미스러운 일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의, 식, 주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부터 도시적인 치정(癡情)문제는 물론 일상의 작은 꼴깝과 지랄과 발광에 이르기까지 밑바닥이 마를 날이 없었다.


그 마을 사람들 중에 우리의 ‘껄떡’ 씨와 ‘딸꾹’ 씨도 당연히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졸부가 되기 이전부터 껄떡씨와 딸꾹씨는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단짝이었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바람난 마누라들이 야반도주한 동병(同病)의 아픔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 그들 마누라들에 대한 넋두리와 취기가 오른 그들이 자주 내뱉던 한탄조의 말들을 종합해 볼 때 문제는 바람난 여편네들 보다 그들에게 있었다. 흐느적거리는 버들가지처럼 죽도 못 쑤는 물건이 문제였던 것이다. 마을 주민들이 부르는 ‘껄뚝‘과 ’딸꾹‘ 이란 그들의 별칭만 보더라도 그저 질질 침이나 흘리는 ’껄뚝’에 놀란 ‘딸꾹’ 질이 전부이니 각자에게 붙여진 별칭으로 제격이었다. 그 좋은 이름 두고 동네 꼬마 녀석들까지 ‘껄떡’이니 ‘딸꾹’이니 불러댈 뿐 아니라 무자식에다 여편네들까지 도주한 그들이고 보면 ‘거시기’ 에 맺힌 한은 남다른 데가 있었던 것이다. 졸부가 된 그들이 총을 갈고 닦고 기름칠하는 데 헌신하리라는 것을 모두들 쉬 추측할 수 있으리라. 그야말로 ‘껄떡’ 과 ‘딸꾹’ 의 사슬을 끊는 것이야말로 지상과 지하, 이 우주의 과제였다. 미확인이지만 그들이 제일 먼저 어슬렁거린 위인들이지 싶다. 그들은 산천 초목 누비며 구하지 못하면 차라리 죽으리라는 신념으로 사생결단 전국과 세계(?)를 누비며 돌아다녔다. 동남아의 대부분 국가들, 유럽, 일본 미국, 캐나다등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이 많았다. 자신들의 폐물(廢物)을 보물(寶物)로 바꾸어 놓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든지 그들의 폐물(廢物)이 아직 보물(寶物)은 아니었지만 물건다운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몇 달 간격으로 싸구려 물건은 거들떠 볼 것 같지 않게 생긴 호색한 여자들과 재혼까지 한 것이다. 그러자 제법 남자 흉내를 내는 그들에게 마을 사람들은 격상된 별칭을 달아주었는데 껄떡씨는 헐떡씨로 딸꾹씨는 빨딱씨로 불리여졌다. 그들은 주로 토속적으로 보다는 고상한 모던풍으로 ‘허니 헐떡’ 과 ‘미스터 빨딱’ 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달라진 마을의 공기 탓이었다. 모텔, 카페와 단란주점들이 들어서면서 토속적인 분위기가 서서히 사라지고 세련된 도시풍이 만연한 탓이었다. 아무튼 그들의 별칭은 용맹스런 군인들에게 주어지는 무공 훈장이나 다름이 없었다. 타고난 재능은 아니었지만 후천적으로 총을 갈고 닦아 전투에서 전과를 올리는 그들이 어찌 무공의 전사가 아니겠는가.



그들에게 아프리카 바람이 분 건 [단란주점 쿨]의 미스 강 때문이었다. 자칭 서울의 명문대학교를 나왔다는 미스 강은 여느 아가씨들과는 달리 뭇사내들이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어떤 기운을 뿜어내었다. 그 기운은 예사롭지가 않았다. 어쩌면 학력이 변변치 않는 마을 사람들이 갖는 고학력에 대한 위축과 함께 날카롭게 쏘아대는 요염함이 그 정체이리라. 이 남자 저 남자들이 쉬 꺽을 수 있는 노류장화가 아니라 춘향이처럼 절개있는 행실도 또한 그 정체의 일부가 아닐까 싶다. 그런 미스 강이 첩첩한 산중의 마을 구석에 들어 온 것이 순전히 돈 때문이 아니라고 하니 또 희안한 일이 아닌가.


“금광 졸부촌이라구요? 한 밑천 잡은 졸부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라구요? 내가 그런 썩어 빠질 금광과 졸부 때문에 이 구석으로 찾아든 것 같아 보여요. 천만예요. 내게도 꿈이 있다구요, 왜 이래요.” 


어느 술자리에서 했다는 말인데 졸부보다는 그녀 자신의 꿈을 쫓는 태도에 모두들 숙연해지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허나 그런 미스 강을 달갑지 않게 보는 사내들이 있는 건 당연했다.


“제깟게 무신 고상은 고상이여. 꼴깝이제. 술 팔고 웃음 팔먼서 뭔 절개는 지켜댄다꼬 생 날리여 날리는. 지가 이 산골 금광촌에 기어들어왔으믄 뻔한기지 안그려. 한 밑천 잡을라 카는기 아이고 뭐란 말이여. 여시야 여시. 무신 꼼수가 있을끼여. 고년 조심해야 되겠어.”



특히 아낙들이 더 그랬다. 고상하다 고상하다 추켜세우는 사내들의 말을 들으면서 아낙들의 오해와 경계는 더 두터워져만 갔던 것이다.


“미시 강 고년 고거 사내들을 그리도 잘 홀린다면시”

“고 잡년이 사내들을 다 잡아묵을라 카나”

“고년 고거 고단수여.” 


자칭 고고하길 바랬던 미스 강의 뜻과는 달리 그녀는 아래녁 장수의 나락에 떨어졌고 유언 무언의 압력이 미스 강에게 집중되기 시작했다. 여편네들의 입방아질에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사내는 아무도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미스 강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다. 악사천리라고 작은 마을의 소문은 절구방아 찧듯이 하루가 멀다하고 찧어대어졌기에 미스 강이 버텨내기란 어려웠고 급기야 마을을 떠나야만 하는 비운까지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그런 소문에 우리의 헐떡씨와 빨딱씨는 감회가 남달랐다. 평소 미스 강과 술친구가 되다 시피한 그들인지라 그녀의 떠남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자신들을 등지고 짝짝이 야반 도주한 과거의 아내들과는 달리, 그리고 현재 재혼한 색골의 여편네들과는 달리 미스 강은 색다른 여자였던 것이다. 솔직히 미스 강 앞에서는 과거의 그 기막힌 ‘껄떡’ 과 ‘딸꾹’ 으로 돌아가는 신세가 되기도 했지만 그녀와의 격의 없는 분위기의 대화만은 언제나 좋았던 것이다. 그들이 재무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대화에서 기인한 바 컸다면 컸던 것이다. 미스 강의 고언(?)이 한 몫을 했다면 했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세상 근심 걱정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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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기에 그녀가 떠나기 얼마 전 허니 헐떡와 미스터 빨딱씨가 미스 강과 술판을 벌린 것은 당연했다.  이별을 위한 밤이었기에 마시고 또 마셨고 붓고 또 부었다. 그들 셋은 취해 떠들고 노래했다. 횡설수설, 뒤죽박죽 엉망진창이 되어갔다. 미스 강에게도 쉬 보이지 않던 취기가 엿보이기 시작했다.



“여편네들이 문제예요. 남편 간수, 남편 간수, 하는데, 사내들이 밖으로 도는 것은 여편네들 탓이에요. 그걸 제대로 못하면서 사내들만 타박하는 거라구요. 사내들도 마찬가지구요. 집안에서 죽여줘야 불만이 없고 밖에서도 자유로울 수가 있는거라구요. 말만 그럴싸하고 떠들썩한 남정네들은 무게중심이 없어 가벼운 거예요.”


헐떡씨가 꼬부라진 혀로 입을 열었다.


“고거는 말이제, 우리가 오래 전에 깨달은 것이라카이. 사내 구실 고거 중요한 것이제. 고런데 말이데이, 미시 강. 인자 미시 강이 떠나뿌먼 우리는 마 어짜노. 미시 강 설움은 누구 보다도 잘 알제. 미시 강도 알겠지만서도 이 촌구석에 있는 인간들은 다 엿놈, 엿년들인기라. 우리 거시기 문제를 저것들 문제 맨치로 개지랄 병들을 다 안틀었나 마. 미시 강도 마 들어서 쪼금 알끼다.”


빨딱씨가 맞장구를 쳤다.


“이 촌구석은 마 빨리 떠뿌는기 좋타카이. 시발 우리가 빙신 개나발 소리들으면서 얼매나 생똥을 쌌는데. 시원컸다, 미시 강. 암. 시원쿠 말구로.” 


취기가 올라 발그스름해진 미스 강의 얼굴에 근심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흐느낌도 함께했다.


“이제 아프리카로 돌아갈 거예요.”


예기치 않게 느닷없는 흐느낌과 함께 흘러나온 미스 강의 말이었기에 헐떡씨와 빨딱씨는 잠시 어찌할 바를 몰랐다. 흐느낌으로 보아 이곳에서의 수모에 대한 울분의 표현인 듯도 했지만 아프리카란 말에는 영 감(感)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아프리카. 아프리카. 두 사람의 혀 끝에서 아프리카란 말이 계속 맴돌기만 했다.


“아프리카에 제 남편과 아이들이 있거든요. 제가 버리고 온 남편과 자식들이 말이에요.”


헐떡씨가 헐떡거리며 말했다.


“그기 무신 말이고, 미시 강. 아쁘리까라이?”

미스 강이 수건으로 눈을 훔치며 나즈막히 말을 이어나갔다.


“저 명문 대학 나왔다는 거 거짓말이에요. 이 바닥에서 저를 지키는 것은 고고한 척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거예요. 처음에 이 촌구석에 들어올 때는 흙과 함께 살다 죽으려고 들어왔었어요. 헌데 어찌 이 단란주점으로 빠지게 된거죠.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자꾸만 아프리카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 고통스러웠어요. 자꾸만 마음이 약해졌죠. 그래서 돈도 벌어야 했던 거죠. 하지만 두 사장님들께서도 아시다시피 전 이곳에서 깨끗하게 돈을 벌었어요. 졸부들이 우글거리는 이곳에서, 마음만 먹으면 한 밑천 잡을 수 있는 이곳에서, 전 정말이지 깨끗해지고 싶었어요. 그것이 아프리카에 있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한 저의 떳떳함이라 생각했던 거죠. 그들과 함께 돈을 쓸 수 있을 것만 같았죠.”


빨딱씨가 호기심을 빨딱하고 일으켰다.


“그라믄 아쁘리까로 이민을 간기가, 미시 강.”


미스 강이 힘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에요. 흑인과 결혼을 했어요. 공장에서 일하다 만난 흑인이었는데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죠. 솔직히 그때 저는 미국을 동경하고 있었거든요. 공순이 소리를 들으며 희망없이 살 바에야 국제 결혼이라도 해서 미국에서 살고 싶었어요. 참 그땐 허영이 심했죠. 그 흑인과 동거를 시작했고 자식들을 줄줄이 낳기 시작했어요. 5남매를 낳았어요. 1년에 한 명 꼴로 낳아대었죠. 전 솔직히 자식들을 인질로 삼을 셈이었어요. 그래도 지 자식들인데 도망이야 가겠나 하고 말이죠. 정말이지 도망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절 끔찍이도 사랑해 주었어요. 자식들도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일이 터지고 말았어요. 미국 흑인이 아니라 아프리카 흑인이었던 거예요.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건 말짱 거짓말이었고 그저 불법 입국자였던 것이었죠. 경찰에 체포되어 강제 송환된다니 하늘이 무너질 것 같더군요. 하지만 자식들이 문제였어요. 흑인은 내게 빌며 매달렸고 아이들은 엄마라고 울어대고 어쩔 수가 없었어요. 우리 정부에 선처를 호소하고자 했지만 그다지 내키지가 않았죠. 아이들에 대한 편견과 생활이 염려가 되었죠. 함께 아프리카의 고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미기로 결심을 했던 거예요. 그 때처럼 모진 각오를 했던 적도 없을 겁니다. 남편도 남편이지만 자식들에 대한 책임을 끝끝내 지울 수가 없었던 거죠. 어디 아프리카의 생활이 호락호락하겠습니까. 내 한 몸 던져 자식들 만이라도  살리리라 각오를 했던 것이죠.”


빨딱씨가 심각한 표정으로 양주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아쁘리까에서 그런 각오가 싹 오그라들던 가배, 미시 강. 그래서 아쁘리까를 떠났나?”              

미스 강이 또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에요. 분노 때문이었어요. 아프리카에 마누라들이 셋 이나 더 있지 뭐예요. 그기다 아이들은 스물명이나 더 되었어요. 그것도 손바닥만한 집에서 바글바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꼭 개집 같았어요. 어떻게 제가 그런 분위기 속에서 생활할 수 있었겠어요. 솔직히 저 일주일만에 야반도주했어요. 일부다처제란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생활을 접하게 되니 분위기가 너무나 싫었어요. 분노도 함께 치밀었고요. 왜 흑인 남편은 한국까지 와서 일부다처제 속으로 저를 끌어들였는지 꾀심 했어요. 너무 타문화를 생각하지 않는 이기주의라고 생각했죠. 성적으로도 인정하기 어려웠어요. 아마 그래서 아프리카에는 에이즈가 만연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타고도 후회는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한국에서 얼마동안 생활하면서 아이들의 얼굴이 아른거리기 시작했어요. 미칠 것 같더군요. 이곳으로 찾아들은 것은 바로 그런 그리움을 잊고 싶었기 때문이었어요. 아까도 말했지만 흙에 묻혀 과거를 다 잊고 살아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이곳에서 술동무가 되어 돈도 꽤 벌었으니 이제 아프리카로 가서 모든 것 사죄하고 함께 살아 갈려는 거예요. 이제 아프리카가 왜 등장했는지 아시겠죠.”


참으로 헌신적인 한국의 여인상이랄까. 논픽션에서도 가능한 이야기일까? 미스 강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참으로 어리석으리 만치 희생적인 사랑이요 모성애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헐떡씨와 빨딱씨의 반응은 영 시원찮았고 미스 강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분명 취기 탓이었다. 솔직히 헐떡씨와 빨딱씨는 너무 취해있었다.  

미스 강의 심기를 괴롭힌 건 빨딱씨의 이런 말 때문이었다.


“미시 강, 그 흑인 말이제~ 어짜믄 그리도 셀수가 있노, 응.”


헐떡씨는 한 수를 더 떴다.


“깜디들이 마 거시기 하나는 끝내준다 아이가. 마, 미시 강도 정신 차리래이. 거시기 하나로 인생을 다 살아가는 기 아인기라. 딸꾹~~ ”


미스 강의 얼굴에 분노랄까, 동정이랄까, 한심하다는 걸까 뭐 그런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미스 강의 목소리에 약간의 콧바람이 들어가기 시작한 것과 자연산 아르마딜로의 날개와 캥거루의 거시기가 등장 한 건 바로 그때쯤이었다.


“사장님들, 요새 힘이나 제대로 쓰시고 계세요? 집안에서 사모님들이 편안해야 벌려 놓은 사업들이 잘 돌아가는 거예요. 아르마딜로 날개나 캥거루 거시기 한 번 잡숴 보세요. 제 흑인 남편도 그걸 많이도 먹었대요...”


헐떡씨가 헐떡거리며 말허리를 잘랐다.


“뭐, 아리마...골로...뭐 그 날개 하고 캥가리 거시기라! 미스 강, 거기 증말이가. 거기 진짜 죽이주나 응?”

    

“아니 아르마 골로가 아니라 딜로에요. 그럼요. 자연산 아르마딜로 날개와 캥거루 거시기는 유럽, 특히 프랑스에서는 대인기래요. 비아그라보다도 약효가 더 끝내준대요. 최근에 미국에서 임상 실험이 다 끝났다는 군요.”


빨딱씨가 괴성을 내질렀다. 


“뭐라, 그 머시기...비아그라보다도! 히안하대이(신기하네)!”


미스 강의 눈가에 어떤 서글픔의 감정이 맺혀있는 듯 했다.


“사장님들도 이 번에 저와 함께 아프리카 가요. 좋은 물건 제가 가감 없이 소개해 줄테니.”


빨딱씨가 무엇이 그리 신이 났는지 맥주 잔에 작은 양주잔을 힘있게 처넣으며 말했다.


“그렇제,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이고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도 아쁘리까는 생각도 안해봣째. 마, 이번 기회에 미시 강하고 아쁘리까에 함 가볼까. 가마이(가만히)생각해봐도 아프리카 거가 시커머이 힘 쓸만한 기들은 다 모이가 안있겠나. 맛다 맛다.”


미스 강이 맛장구를 쳤다. 단단히 다물고 있던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조금 있어 보세요. 우리 나라에 아르마딜로 날개하고 캥거루 거시기 소문이 쫙 퍼질 거예요. 값 뛰기 전에 아프리카 관광도 하고 보조식도 한 번 잡숴보세요. 저도 덕 좀 보게요, 호호”



다음 날 미스 강이 흘린 그 정보에 대해 헐떡씨와 빨딱씨는 진지한 논의 끝에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밑지봐야. 본전 아이가. 그라고 미시 강이 이때까정 좋은 거는 많이도 소개 안해줏나. 아르마딜로 날개하고 캥거루 거시기도 함 무보자(먹어보자). 이 참에 마 안 가본 아프리카 관광도 하고 다른 건강보조식도 묵어보먼 안되겠나. 그라고 보이 아프리카 하이 힘있게 느끼지네 시꺼머이 마. 껌디들이 죽이 주는 거는, 마, 다 이유가 있다 아이가. 둘 만이 가는기다. 아무도 모리게 말이다. 미스 강은 아쁘리카에서 합류하고 말이제.’


그리고 사흘 뒤 그들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르마딜로 날개와 캥거루 거시기를 상상하며 아프리카로 떠났다. 명분은 아프리카 기아체험으로 말이다.(*)


그림출처: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사진출처:www.delar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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