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관용을 모르는 종교이다. 기독교는 배타의 종교이며 그 자체로 중심이다. 신의 섭리만이 존재한다. 기독교는 그 테두리에서는 모두가 형제이고 자매이며 사랑과 희생과 평화와 봉사를 부르짖지만 그 바깥 테두리의 이교들에게는 잔인하다. 함께 살아 온 이 자연과 전통과 민족이라는 테두리는 중요하지 않다. 이교도란 한낱 사탄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온화한 기독교인들이라고 해도 그 마음의 밑바탕에는 신의 섭리만을 믿는다. 관용이란 없다. 관용을 누릴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님과, 그 독생자 예수와 성령의 존재를 믿는 신자들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 휴거를 예언한 목사가 있었다. 그 목사는 휴거 의 예언을 철저하게 성경을 근거로 했다고 했다. 교회의 신자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밤새 휴거를 기다렸다. 제법 센세이션널한 뉴스거리였다. 방송도 신문도 앞 다투어 보도한 기억이 난다. 그러나 밤사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기억하기에, 그 목사는 그런 소동을 일으키고 난 뒤 신조차 부정하는 소리를 했다. 신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이후 기독교의 자성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독교는 관대했던 것 같다. 적어도 그들은 사탄은 아니었다. 죄라면 신을 너무 맹목적으로 믿었다는 것뿐. 신을 영접하고 믿기만 하면, 용서는 강물처럼 흐르고, 회개가 있으면 사랑은 바다처럼 깊어진다.
이런 관용과 용서와 사랑이 기독교내에서 또 일어났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정말 그러나, 이교도들에 대한 관용은 없다. 오직 사탄일 뿐이다. 선교의 대상일 뿐이다. 스님들이 선교하기에 가장 힘든 존재들이라고도 했다고 한다.
관용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종교내의 관용 뿐만 아니라 종교간의 관용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종교는 이교도들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고 본다. 자신만의 종교를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고 살육을 하면서 신의 섭리라는 궤변이 인간의 역사에는 수없이 많은 상처로 아로새겨왔지 않는가?
이렇게 말하는 나 또한 신의 섭리를 부정하는 사탄이라고 하면 도대체 기독교에 대해 기독교인들에게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하며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