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혼2

[꽁트] 이혼, 그 욕망의 그늘 이혼, 그 욕망의 그늘 존재가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머리가 부서질 정도로 괴롭다면 생각을 멈추는 것이 낫다. 잠시 생각을 멈추었다고 해서 존재가 아닌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주장할 작정이다. ‘나는 잠시 생각을 멈춘다. 그래도 나는 존재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은데 머리는 너무 작다는 자책은 언제나 나를 괴롭힌다. 사실 ‘할 일’ 이라고 표현했지만 주로 정신적인 노동(?)에 국한된다. 이를테면, 머리를 깎고 절로 들어갈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콩트 습작에만 미친 듯이 빠져들거나, 주식 투자로 수지를 맞거나, 놀면서 먹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거쳐 결국 무능력을 인식해야 하는 작은 머리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지는 그런 공상들 말이다. 또한 작은 머리에도 화가 치미는데.. 2008. 7. 14.
[꽁트] 이혼 날의 연가 이혼 날의 연가 정 만찬과 한 마리. 그들은 이혼 도장을 찍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서로 남남이 되기 위해 함께 마지막 외출을 한 것이다. 그들의 외출은 거의 10년 만이었다. 만찬 씨의 직업이 밤낮이 뒤바뀐 밤무대의 가수이고 마리 씨가 낮에 봉제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리고 있으니 둘이 함께 하는 외출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에겐 자식이 없었으니 더더욱 의기투합되기가 어려웠다. 이혼 도장을 찍는 날이 10년만의 외출이 되어버렸으니 남남이 되려는 순간이었지만 서로의 감회가 남달랐다. 만찬 씨는 만찬 씨 대로 약간의 아쉬움이 없지 않았으며 마리 씨는 마리 씨 대로 밤낮이 뒤바뀐 남편에게 동정이 갔던 것이다. 사실 그들의 이혼이 아주 사소한 일에서 터져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왔지만 서로의 자존심이 서로에게.. 2008. 4. 6.